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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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융프라우요흐의 풍경을 충분히 만족스럽게 구경한 뒤 , 내려올 때 객기 하나로 Klein Scheidegg에서 내려 버렸다.
무작정 하이킹을 하며 걸어 보자는 말도 안 되는 남편의 제안!
그러나 그 제안은 결국 우리의 신혼 여행을 잊을 수 없는 풍경의 세계로 이끌어 준
좋은 계기가 되었다.

4시간 정도의 하이킹 시간 동안 계속 걸었기 때문에 고단하기는 했지만 (스위스에
가시려면 신발은 반드시 편한 운동화를 택하세요~^^그 덕을 많이 봤답니다.),

백년 설이 쌓인 산과 사철 푸른 침엽수들이 가득한 숲이 반복해서 보여
주는 숲 속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은 기차나 , 버스, 유람선을 통해 절대
볼 수 없는 명장면들을 연출했다.

단 이런 코스를 선택하는 분들이 또 계시다면, 꼭 사람이 갈 수 있는 길만
택해서 큰 길로 큰 길로 걸어가라고 권유하고 싶다.
자칫 잘못해서 산길로 들어가게 되어 길을 잃는다면 무서운 짐승과
일찍 해가 지는 어두운 숲이 기다릴지 모르니 말이다.

우리는 작은 동물들과 큰 솔방울들 , 새소리 물소리가 가득하고, 집은 없지만 사람들이 하이킹 코스로 닦아 놓은 길들을 가끔씩 나오는 표지판을 따라 걸으며 만끽했다


가끔씩 산악자전거를 탄 사람들이나 가족끼리 걷는 사람들을 만났을 땐 눈인사를 하며 , 산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느낄 수 있는, 국적을 뛰어 넘은 친근한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정말 제대로 ‘진짜 스위스'를 즐긴 것 같다. 일정에 쫓겨 landmark만 보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고 색다른, 기억에 많이 남는 신혼 여행이 될 수 있었다. 샬레를 통해 스위스 여행을 가는 이유는 그런 곳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절감했다.


아 ! 작은 삼발이를 가져가는 것도 유용하다. 우리는 그 덕에 둘이 함께
예쁜 사진들을 꽤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사람이 없는 곳이 많기 때문에 누구에게 부탁한다는 생각으로 갔다가는
함께 사진 찍기 어렵다.

또, 우리는 디카를 두 개 가져가서 시간이 부족할 때는 서로 찍어 주고 나중에 같은 장소의 사진을 함께 모으는 식으로 사진을 정리했다.
그랬더니 느낌이 약간씩 다르면서도 시간을 절약하여 좋았다.

그리고 산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너무 작아 보이는 웅덩이 같은 곳도 무시하지 말고 사진을 찍어 보면 좋다 .
워낙 큰 호수들이 많은 스위스에서, 작은 샘물 같은 것이 있으면 사진을 안 찍게
되지만, 실은 그 샘물도 사진에 다 담기지 않을 만큼 큰 편이다. 그런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나중에 인화해 보았을 때 호수 못지않은 운치가 느껴진다.
그러니, 꼭 찍어오면 좋다.

(물에 비친 설경도 일품이니, 물을 이용한 사진을 여러 개 찍어 보세요.)


사실 Wengens까지 내려와 간이역을 만나기 전까지 살짝 긴장해 있기도 했다. 걸어도 걸어도 마을과 기차역이 보이기만 하고 나타나지는 않았기에, 최악의 경우 민박까지도 예상하며 걸었는데, 반갑게도 간이역을 만났다. 감사기도까지 하게 된 순간이었다. ^^

거기에서 Interlaken OST까지 무사히 왔는데, 기차를 타고 얼마 안 지나
내렸기에, 우리가 정말 많이 걸었음을 실감하기도 했다.

우리는 좋은 코스로 재미있게 하루를 보낸 기념 및 신혼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멋진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

우리는 Des Alpes에서 미트 퐁듀를 먹었는데, 선택이 매우매우 탁월했다. 난 아무리 치즈광이어도 치즈 퐁듀는 왠지 거부감이 들어 잘 먹지 못한다. 사실 치즈 퐁듀에 녹여 있는 치즈에서 나는 그 향기는, 뭐랄까,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맡게 되는 된장이나 청국장 내음과 같을 수 있다.

나는 치즈는 별의별 종류를 다 먹지만, 퐁듀만큼은 그런 거부감이 들어 먹지 못하는데, 많은 한국인들이 치즈 퐁듀를 시켰다가 비슷한 체험을 하고 제대로 먹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미트 퐁듀를 추천한다.


여러 종류의 고기를 그 자리에서 꼬치에 꽂아 튀긴 뒤 다양한 소스에 찍어 먹는 별미인데 , 생각보다 훨씬 맛있고, 고기도 거의 무한 리필이다. 오히려 주는 고기의 양이 많아서, 우리는 한 접시도 다 못 먹고 남겼을 정도이다.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은 뷔페도 무한대여서, 우리는 소스와 여러 가지 먹을 거리를 여러 번 가져다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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