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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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정 조현정의 "스위스 허니문"

첫째날 [제네바]

늦은 저녁 9시 에어프랑스 편으로 파리 경유하여 드디어 제네바 공항에 도착했다.
집에 있던 달라 몇 푼 들고 환전은 하나도 안 해놓고 해서 비행기 내리자마자 공항 환전소를 찾았으나 문 닫음. 어쨌든 호텔까지 가야겠기에 우선 호텔 리무진 정류장 근처를 얼쩡거렸더니 다행히 우리가 묶을 호텔의 작은 봉고차가 뽈뽈거리고 들어 오는게 아닌가! “크라운 호텔?”(스위스에서의 단어형 대화의 시작) 이 한마디를 운전사에게 묻고 얼렁 올라탔더니, 무사히 호텔에 내려다 줬다. 체크인하고 호텔에 커피포트가 있길래 컵라면 하나 끓여먹고 그리고, 그냥 얼굴 닦고 잤다.

둘째날 [제네바]

다음날은 흐리고 바람 불고 추운 날씨. 오월 말인데 거리엔 심지어 털코트에 목도리까지 심심찮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얇은 가디건 하나로 추위를 견디며 호텔 앞에서는 5번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한참 고민했다. 왜 표 검사를 안할까? 내가 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버스기사아저씨에게 인사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분위기 보아하니 사람들은 그냥 탔다가 그냥 내리고. 어떻게 내리나 잘 봤다가 우리도 얼른 호수가 보이는 곳에 내렸다.



‘야~ 멋있다.’ 사진 몇 방 찍고, 추워서 다시 버스타고 가다 보니 젊은 애들이 우~하니 내리길래 좋은 곳인줄 알고 우리도 내렸다. (남 내리는 곳엔 나도 내린다) 내려보니 제네바 대학. 강의실까지 쭈삣쭈삣 따라 들어갔다. 음~ 강의실이 현대식이군.. 간김에 대학식당도 둘러보고.. 음~ 10프랑.. 싸군.
그리고 버스타고 돌다가 칼뱅의 종교개혁 기념비 공원을 방문하고 그리고 기차역 근처서 마놀 발견! 싸구려 초컬릿의 천국이었다. 행복해서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추워서 일찌감치 호텔로 돌아와 햇반과 비행기에서 가져온 꼬마김치와 컵라면을 맛나게 먹고 푸욱 잤다.

셋째날 [몽투루]

아침에 시옹성 방문. 사실 별 기대 안하고 갔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모두다 시옹성 소속의 한국인 가이드 덕분. 시옹성을 찾는 분들은 필히 한국인 가이드를 만나시라! 성 마당에서 얼쩡거리다가 한국말이 들리길래 쫓아가 봤더니, 한 여자 분이 시옹성 안내원 명찰을 달고 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마구 내뿜고 있었다.



성 지하부터 꼭대기의 귀족이 거주하던 장소까지 역사, 건축양식, 각 장소의 쓰임새와 비밀통로, 가구와 벽면, 벽지, 시옹성에 얽힌 사람들과 이야기,,, 시옹성 뿐 아니라, 스위스에 대해서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오후엔 다시 제네바 시내로 나갔다. 우선 월욜날 힐끗 본 성 피에르 성당을 다시 한번 방문했다. 구시가의 앤틱 가구 골목과 갤러리들, 관공서로 쓰이는 옛 건물들이 좁은 골목을 예쁘게 메우고 있었다. 법원 건물도 들어가 보고, 열려있는 문 앞을 기웃거리니 한 아줌마는 손짓으로 마당구경을 허락해 준다. “땡큐”를 연발하며 마당으로 넙죽 들어가 집 구경을 하고.

성피에르 성당 옆 칼뱅이 설교했다는 하얗고 아담&고즈넉한 교회를 찾으니 한 할아버지가 방문객들을 환대한다.
약간의 동전을 기부하니 무지 기뻐하시면서 한국인 방문객들이 쓴 방명록도 보여주시고 황급히 교회를 버려두고 우릴 끌고 어디론가 향하신다. 줄래줄래 따라가니 근처의 어떤 건물로 우리를 데려가서 그곳 관리인한테 인사하고 우리를 엘리베이터에 집어넣더니, good-bye하신다.

알고 보니 그곳은 ‘Mason House'라는 박물관으로 이 곳에는 스위스의 전통적인 귀족과 서민의 작은 방들과 부엌, 그릇들이 미로처럼 엉켜 전시되어 있었다. 내 구미에 맞는 귀엽고 아담한 박물관.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회 할아버지에게 들러 작은 한국문양의 책갈피를 선물로 남겼다. 오는 길엔 근처에 미술박물관에 들러 그림 구경을 했다. 공짜였으나 피곤하여 오래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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