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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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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과 미선의 "융프라우, 베니스, 로마 허니문"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우리 역시 막연하게 동경하며 꿈꿔 왔던 곳 …. 스위스.. 우리가 그곳을 갔다 왔다는 게 아직도 믿겨지지 않을 뿐이며 앨범에 사진을 보고서야 우리가 그곳에 갔다 왔구나 하고 실감이 난다.

10월 13일

전날 결혼식을 올린 우리는 바쁘고 정신 없던 그 동안의 과정과 우리를 축복해주던 가족들과 친구들을 뒤로하고 말로만 듣던 꿈의 스위스로 떠난다는 설레임을 갖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 아니 잠에서 깼을 때부터 허기가 져있었던 우리는 우선 공항내 호텔식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출국수속을 밟았다 출입국 심사대 앞. 한참동안 기다렸는데 헉!… 출국신고서를 안 쓴 것이다. 출국 신고서를 작성한 후에 다시 처음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우리는 드디어 인천발 파리행 에어프랑스 AF267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파리까지 약 11시간 정도 소요되었는데, 생각보다 지루하고 힘들었으며 그 시간동안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기내에서 먹었던 사발면이 아닌가 싶다. “다음에 여행할 땐 비행기에서 시간을 때울 수 있는 무언가를 꼭! 준비하리라…” 우린 다시 파리에서 환승 하여 두어 시간을 더 간 후에 드디어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녁이라 여기가 스위스인지 이태원인지 실감이 나질 않았으며 도심 지역이라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젖소라던가 넓은 초원 등의 스위스를 느낄 수가 없었다. 오랜 비행으로 인해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로 와서 짐을 대충 푼 후에 바로 곯아 떨어졌다.

10월 14일

하루에 루째른과 유람선 그리고 리기산 등반 까지 하려고 마음 먹은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하고 1.취리히역에서 바우쳐를 수령한 후에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루째른으로 향하였다. 너무 서두른 탓일까? 한참을 가던도중 ㅎ걱~! “”@@ 산악열차와 호텔 바우쳐등만 수령하고 베네치아로 건너가는 야간 열차와 로마로 가는 열차티켓을 빠뜨린 것이다. 중간에 내려서 거기에 있는 SBB사무실에서 도움을 청했는데…. 그 티켓은 이미 취리히 역에서 따로 보관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다시 취리히로 되돌아 올 수 밖에….
취리히역의 SBB직원이 괜히 미안해 하는 눈치다. 확인 안 한 우리의 실수가 더 큰데.. 덕분에 우린 루째른에서 리기산등반 유람선 여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여하튼 우여곡절끝에 우린 편한 마음으로 다시 루째른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를 수 있었다.
루째른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창 밖 풍경을 보고 우린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얼음이 녹아서 흐르는 호수나 계곡의 물 빛깔은 태어나서 한번도 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한 옥색의 신비한 물 빛깔이었다. 아무데나 셔터만 누르면 바로 엽서가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강원도와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던 우리는 그 동안 엽서나 인터넷에서 보며 우리가 상상했던 스위스 보다 실제의 스위스가 훨씬 오묘하고 아름답다는 걸 깨달았다.
“그 동안 그 어떤 카메라도 스위스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구나” 하고 잠시 생각했다.


오후 한시가 되어서야 루째른에 도착한 우리는 일단 짐으로부터 해방되려고 코인락커를 찾았다. 코인락커에 가자 아주 무섭게 보이는 등치가 커다란 흑인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막 도와주겠다며 아는 척을 하는게 아닌가? 첨엔 무서웠는데 이것저것 친절하게 도와주고 동전도 바꿔주고 사진도 같이 찍고 이메일 주소도 주고 받았다. 뉴욕에서 한달 전부터 이 곳 저곳 여행 다니는 26살 청년 이랜다.(나보다 다섯 살 이나 동생 아닌가??)
아침부터 일정이 꼬여버린 우리는 우연히 알게 된 이 흑인청년으로 인해 기분전환이 되었다.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에 하나라는 루째른의 첫인상이 마치 우리나라에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듯 동화 속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우선 시야에 제일 처음 들어오는 루째른시의 상징이라는 카펠교에 가보았다. 역시 소문대로 한국 사람들이 낙서를 한 흔적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우리도 흔적을 남기고 싶은 충동을 겨우 꾹~! 참고 카펠교를 건너 구시가지로 갔다. 구시가지 오른쪽으로 가면 리바이스 매장 옆에 핫도그 가게(TAKE OUT)가 있다. 유럽식 치킨 핫도그를 사서 반씩 나눠 먹었는데 양도 푸짐 할 뿐더러 이번 유럽 여행 중에 먹은 모든 음식 중 가장 맛있었고 잊을 수 없는 음식이 아닌지 싶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우리는 시내 북쪽에 있는 무제크 성벽을 따라서 산책을 하며 빈사의 사자상으로 향하였다. 스위스 용병의 슬픈 전설이 전해지는 빈사의 사자상을 가까이에서 보니 화살 맞은 사자의 얼굴이 왼지 더 애처로워 보였다.

다시 시내로 나와 호프 교회로 향하던 도중 “칼에 이름 새겨드립니다” 라는 한국말로 쓰인 광고용 문구가 우리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광고가 말해주듯 다른 곳에 비해 루째른은 한국 관광객들이 아주 많이 눈에 띄었다. 친구들 선물로 스위스 칼을 샀는데 우리나라 남대문시장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다. 스위스 칼에 친구들의 이름을 새기고, 예쁜 엽서 몇 장을 추가로 구입한 후 호프교회로 갔다.
그 동안 봐왔던 교회와는 달리 호프교회는 웅장함과 더불어 화려함 까지 갖추고 있었다.
교회를 나와 호수 쪽으로 발길을 돌리자 가로수와 나무 벤치들 사이로 평온해 보이는 사람들이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종일 걸어 다닌 우리도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음 목적지인 인터라켄으로 향하기 위해 루쩨른역으로 돌아왔다.
출발 전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이곳 저곳 찾아봤으나 코인락커 앞에 위치한 유료화장실밖에 찾을 수 없었다. 태어나서 가장 비싼 돈 주고 화장실을 이용한 듯 싶다. 두 명이 잠깐 이용했을 뿐인데 4sf(우리나라돈으로 3600원)나 들었다.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혼혈인 듯 보이는 아주 귀여운 꼬마와 그 아이의 엄마가 우리와 동석을 하였다. 스위스 사람이라 말은 잘 안 통하지만 우린 쉽게 친해졌으며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먹을것도 나눠주셨다. 스위스에 와서 쭉 느낀 거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여유롭고 평화스러워 보였으며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준다. 나도 뭔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꼬마에게 한국동전500원짜리를 기념으로 주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 모자의 이미지가 이번 여행에 잊혀지지 않은 추억중에 하나로 뇌리에 남게 되었다..

인터라켄.. 온도시가 여행객들로 붐볐으며 우리의 상상과는 조금 어긋나게 번잡하기도 하고 상업적인 이미지가 많이 배어있는 도시이다. 스위스에 서울역이라 불릴 만큼 인터라켄 역엔 한국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다.

10월 15일 융프라우요흐~~

해발 3454m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과 우체국…
우리를 태운 열차가 라우터브룬넨을 거쳐 클라이네샤이덱에 도착하자 아이거와 묀히, 그리고 융프라우 세 영봉의 모습이 나란히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클라이샤이덱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타보고 싶었던 빨강 산악열차 JB를 갈아타고 융프라우로 올라갔다. 융프라우까지 석회석 암반을 뚫어 만든 7.2km 길이의 터널은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다행이 날씨가 좋아 알프스로 오르는 길뿐 아니라 융프라우 정상에서도 멀리까지 그 장관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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