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체르맛 → 로이커바트
이제 우리 일정의 마지막 도시 ...로이커바트로 향하는 날이다. 마지막 일정이라고 스위스가 우리에게 무지개 걸린 풍경까지 선물해준다 .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 작고 아담한 시골 마을들과는 달리 공장 같은 건물도 보이고, 고층은 아니지만 아파트 같아 보이는 집들도 보인다. 여름의 무성한 산의 모습은 아니지만 ,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채 하늘높이 솟구쳐 오른 길쭉한 나무들과 가파른 능선의 위엄이 느껴진다. 절벽과 같은 협곡을 아래로 달리는 철로 위에서는 아찔함마저 느껴졌다 . 기차 운행은 Leuk까지만 운행되기 때문에 Leuk에 내려 버스를 타야 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몇 걸음 걸어가니 바로 역 사무실이 있고 그 앞에 버스가 서있다. 버스도 기차도 언제나 정시 출발이다 ^^ 스위스 인들의 정확한 시간 관념이야말로 정말 본받고 싶어진다. ㅋㅋ
|
 |
기차역을 출발한 버스는 꽤나 가파르고 깊은 산속까지 파고드는데 그 아찔함은 어릴적 한계령을 처음 굽어 오를 때의 느낌이었다 . 알프스 한 자락을 돌아 오르며 내려다보이는 절경은 내가 과연 스위스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음을 심히 느끼게 했으며, 커브가 워낙 심해 기사 아저씨가 핸들을 한 번 크게 꺾을 때마다 아슬아슬했지만 그때마다 펼쳐지는 색색가지 풍경들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산허리에 듬성듬성 모여 있는 귀여운 샬레들 , 눈 덮힌 몽블랑, 계곡 사이 평화로운 마을, 깎아지른 절벽, 전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계곡.....구비구비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산꼭대기가 올려다 보이는 곳에 절벽으로 둘러싸인 , 그러나 어쩐지 아늑한 느낌을 주는 작은 마을.... 한참을 구비 구비 올라온 산골마을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시골스러운 느낌보다는 깔끔하게 잘 단장된 관광타운 같은 느낌을 더 많이 풍기고 있었다.
|
|

|
이제까지의 여정에서 누적된 피로를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온천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동안 보통 체크인을 저녁 시간대에 해서 체크인 시간을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12시에 도착해서 보니 3시가 되어야 된단다. 짐 보관을 부탁하고, 온천시설을 먼저 이용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흥쾌히 된다고 한다. 수영복과 카메라만 챙겨 룰루랄라 온천 하러 들어갔다. 스위스에서 온천이 유명한지는 몰랐는데 , 로이커바트는 전 세계 운동선수들이 몰려드는 온천 리조트라고 한다. 눈 내리는 노천탕에 몸을 담근 채 알프스 공기를 들이키는 우리 ^^ 야외에서 눈 맞으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물속에서 몸을 푸는데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 오늘이 올해 첫 눈을 맞으며 온천 하는 날이라며 관리자 아저씨께서 행운이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시며 말을 건네셨다. 온천중에 일본인이냐고 물으시는 할머니께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자신이 5년정도 청담동에 사셨다고 하시면서 우리를 너무나 반기셨다. ㅋ ㅋ 또 하나 , 아무렇지 않게 전신누드로 사우나를 하는데 수영복 입고 있는 내가 참 이상하게 느껴지는건...?? 처음엔 솔직히 구경하러 들어가서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아무렇지도 않더군^^
|
실컷 온천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체크인 시간이 훌쩍 지났다 . 카운터에 맡겨둔 우리의 짐들이 방안까지 잘 도착해 있넹~~^^ 마지막 지새울 우리 방은 넓고 깨끗하게 잘 꾸며진 현대식 호텔이었다 . 타 호텔에서처럼의 아늑함은 덜했지만... 부대시설도 좋고....대만족이다. 호텔조식도 스위스의 마지막 만찬이나 되는 것처럼 너무너무 종류가 많고, 넓고 확 트인 것이 너무 좋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눈 쌓인 산자락을 바라보며 운치있게 식사를 했다. 여행 내내 느낀 것이지만 스위스 국민들은 관광국에 걸맞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었다 . 직접 앞서서 길을 안내해 주기도 하고, 자신이 모를때는 지나가는 또 다른 사람에게 물어물어 결국 우리에게 답해 줄 정도로 너무나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간다 . 눈 쌓인 로이커바트의 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아쉬움이 벌써 잔잔하게 가슴을 울려온다. |

|

|
11월 11일
로이커바트 → 제네바 공항 → 인천
-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위스의 알프스는 겉에서 보는 것보다 그 속을 걸어봐야 진정 멋진 경치를 경험 할 수 있다고 한다 . 여유로운 일정 탓에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스위스의 진면목을 실감하고 돌아온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게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 주신 샬레 강승일 팀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스위스 여행의 실루렛은 내 가슴 속 깊이 자리 잡아 다시 찾게 될 그날까지 그리움으로 남을 것만 같다 . |
자연의 품안에 지친 영혼이 아무런 방해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곳 ! 일생에 단 한번,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공간에서 평생의 반려자와 영원히 쉬고 싶은 허니무너들의 마음을 대변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물론 샬레와 함께라면 더더욱~~^^ 둘이 출발해서 돌아올 때는 셋이 되어 온 우리 ^^ 말로만 듣던 허니문 베이비가 우리에게...‘스위스에서 생긴 일'이 되어 버렸다. 뱃속에 있는 우리 사랑이가 크면 함께 ....꼭~~ 다시 스위스를 찾게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끝으로 이만 우리의 이야기를 접을까 한다.
|
P.S.) 마지막으로 해외여행이 처음이라 자유여행을 겁내시는 분들께 ... 샬레 가이드 북과 샬레에서 주신 프린트물, 그리고 설명회만 꼼꼼히 공부하고 가신다면 전혀 손색이 없다는 말 꼭 해드리고 싶네요~ ^^
모두들....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래용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