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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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인터라켄 : 패러글라이딩 → 체르맛

예약이 누락되어 일정상 어제 하기로 했었던 패러글라이딩을 시차 때문에 새벽부터 일어나 샬레에 연락한 끝에 다행히 오늘 11시에 호텔 앞으로 픽업 하러 온다고 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찍 아침을 해결한 후 , 픽업 타임이 남아 여행 중 가장 한가로운 아침시간을 보냈다. 호텔 앞 호숫가를 거닐며 도란도란 대화도 하며 사진도 찍고 , 패러글라이딩 착륙 장소인 회에마테 공원에서 그림같이 펼쳐지는 알프스 한 자락을 바라보며 소 먹이도 주면서 말이다. 기차로 이동하는 것에서부터 이용하는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했던 처음과는 달리 며칠 지났다고 이제는 내가 사는 동네인 듯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다니 벌써 여유로운 스위스인들을 닮아 가나 ...하며 속으로 생각하는데 참 웃기다.
20분가량 이런 저런 설명을 들으며 꼬불꼬불 산을 올라 가을 햇살을 가득 머금은 노르스름한 넓은 잔디 언덕에 내렸다.







 

떨리는 가슴을 숨긴 체 ‘헤헤' 거리며 기구에 올라 가볍게 몇 걸음 뛰어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붕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저 위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오르기로 한 것이다 . 상승기류를 타고 붕~올라갈 때엔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 긴장감이 돌았지만 그 외에는 편안한 상태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 볼 수 있었다. 툰과 브리엔츠 호수의 옥빛 물결과 알프스 봉우리의 설경 , 인터라켄 시내의 아기자기함....결코 잊을 수 없는 풍경들을 내 가슴속에 담아왔다. 단 , 복장은 따뜻하게 입어서 춥지는 않았는데 손이 너무 시려워서 디카를 갖고 탔는데 사진을 많이 못 찍어서 아쉽다. 대신 교관이 갖고 탄 스틱에 달린 필름 카메라로 비행중 12장을 찍어 준 사진이 있어서 다행이다. 12장에 28프랑이면 좀 비싼편이지만, ‘과연 잘 나올까'하는 조바심을 뒤로 하고 인화해보니 사진이 다들 그럴싸하다.



회에마테 공원에 착지 후 재미삼아 카지노 쿠르잘에 들러 재미 (?)도 보고 인터라켄동역에서 서역으로 거닐며 쇼핑도 했다. 카지노 입장시 카메라는 반입 금지였는데 몰래 가지고 들어간 점퍼 주머니에 있던 디카로 찍고 싶었지만 걸릴까봐 소심한 맘에 미쳐 못 찍고 그냥 나왔다. ㅋㅋ 곳곳마다 눈에 치일 정도로 많이 진열된 기념품들이지만 , 볼때마다 진열된 스위스 국기의 배경색인 적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들어간 상품들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다시 한번 눈을 가게 만들었다.
리기봉에서의 맑은 날씨만큼이나 화창했던 인터라켄에서의 꿈같은 오후를 보내고 이름이 넘 ~ 이뿐 도시 ‘체르맛' 으로 고고 씽 ==333


Tip.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하시려면 꼭 장갑을 끼고 타세요^^ 날씨가 좋은데도 높이 탓인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손이 엄청 시리거든요
Tip. 여행 까페나 인터넷, 샬레에서 준 쿠폰들은 혹시나 모르니 꼭 챙겨가세요~많 은 도움이 된답니다^^ 글구..300프랑이상이면
   면세가 되니 면세상점을 이용하 시구요! 상점에서 받은 면세 품목이 적힌 양식을 봉투에 담아 주니 출국전에 면세수속만
   잘 하고 나가시면 문제 없어용! 구입시 판매가격에서 이미 세금을 뺀 가격으로 사기 때문에 기분 좋아졌는데 잊으면 안되죠~!!
   한 상점 에서 면세 범위는 400프랑에서 300프랑으로 낮아졌다고 하네요!


11월 9일
체르맛 : 고르너그라트전망대~ 마테호른

눈을 떠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 샬레풍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온통 하얗게 소복이 쌓여 있어 보기만 해도 평화롭고 고요하기 짝이 없다. 융프라우의 절경을 못 본지라 마테호른은 꼭 보고 가야겠다는 의지를 꺾기나 하려는 듯 눈발이 내리친다 . 평소에 너무 좋아하는 눈 쌓인 풍경이건만 , 오늘만큼은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고르너그라트전망대는 2시간 넘게 걸려서 올라간 융프라우에 비해 40분 정도의 짧은 거리였기 때문에 오후에 올라가 보기로 하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쇼핑도 하고, 와인공장(?) 같은 곳에 들어가 구경도 했다. 와인에 대해서는 둘 다 문외한이라 그냥 눈요기만 하고 나왔다. 돌이켜 보건대, 궂은 날씨로 인해 포기할 것이 있다면, 그들의 삶 속으로 더 들어가 좀 더 가까이에서 여러 삶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며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스위스 하면 떠올리는 굵직한 것을 보는 것은 놓쳤지만, 리기와 인터라켄에서 본 알프스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나머지 일정은 웰빙으로 돌아가 스위스를 가슴 깊이 느끼고 돌아왔다.



눈 쌓인 길에 보득보득 발자국 남기며 두 손 꼭 잡고 무공해 마을을 거닐며 전기 자동차 앞에서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고 , 생활필수품이며 도구를 파는 우리나라 철물점(?) 같은 상가에 들어가 신기한 것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고 싶었던 루비 선글라스도 사고 보드용품점에 들러 쇼핑도 하고 ....^^ 열차 타기 전에 샬레 가이드 북에 소개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스파게티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 워낙 둘 다 입이 심한 신토불이인지라 스위스 음식도 한번 경험해 볼만한 일이었지만 포기하고, 마르게리따 피자와 해산물 스파게티로 대신했다. 생각보다 입에 잘 맞고 맛있었다.
보드광인 오빠에게 알프스의 설원에서 보드를 꼭 한번 타게 해 주고 싶어서 일정에 넣었는데 , 왕초보인 나를 두고 혼자는 안탄다고 해서 결국은 같이 즐길 수 있는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2시 열차로 고르너그라트행을 타고 마테흐른에 올랐다.등산 열차를 처음 타 보는 것도 아닌데 탈 때 마다 이 산위로 달릴 수 있는 철로를 만들 수 있었음에 위대함마져 느껴졌다 .


체르맛은 여행했던 도시 중에서 가장 겨울다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리기나 인터라켄에서 보았던 알프스 봉우리의 우아한 자태보다는 거친 능선이 돋보였고, 가지만 앙상한 길쭉길쭉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황량한 느낌도 들었다. 한국에서는 초겨울이나 늦가을의 날씨에 와서 울긋불긋 단풍든 가을도 느끼고 , 함박눈도 맞으며 미리 겨울도 느껴보고 돌아오니..스위스의 두 계절은 즐기고 왔다고 해야 하나?? ㅋㅋ 경사진 철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열차 안에서 멀리 웅장한 능선도 보이고 아랫마을도 내려다보며 마음을 달랬는데 정상에서는 거센 바람과 눈보라뿐이다 . 가시거리가 불과 몇 m뿐이다.

포토 존에 앉아 멀리 마테호른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싶었는데 ...뿌연 하늘에 그 실루엣조차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느껴보는 마테호른을 놓쳐서 많이 아쉽지만 훗날 봄이나 여름쯤 둘이 아닌 우리 사랑이와 함께 꼭 ~~ 스위스를 다시 찾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내려왔다. 눈보라치는 이 궂은 날씨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나 동경했던 이곳에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평온하고 가슴 벅차며 행복에 겨운데 ....그림으로만 보던 그 멋진 광경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면 두말 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전망대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바로 다음 열차를 타고 내려왔다 . 밖은 너무 추웠고, 가시거리조차 나오지 않아서 마을역에 다다르기 전 간이역에 내려서 산기슭을 밟고 내려가며 나름 색다른 하이킹을 즐겼다. 호텔인지 마을 집인지 다 전원주택이나 펜션 같아서 구분이 잘 안 간다 . 동네 어귀에 들어섰는데 5시쯤 되는 어스룩해지는 시간인데 아이들이 가방을 매고 다닌다.
학교에서 끝나기엔 늦은 시간 같은데 , 학원 갔다 집에 가는 건지 모르겠다. ㅎㅎ 1, 2 학년으로 보이는 가방을 맨 꼬마들은 가슴에 노란 띠를 크로스로 두르고 다니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참고로 호텔은 도시마다 각각의 특색이 있었지만 , 개인적으로 체르맛에서의 통나무로 짜여진 방이 너무 아늑하니 따뜻함이 묻어났고, 방안에서 창밖의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는 자체만으로도 아늑한 별장에 있는 듯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너무 좋았다.

Tip. 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우리 같은 신토불이 입을 가진 분들을 위 해 ~^^ 여행길에 올랐으면 그 나라 음식도 먹어가며
  색다른 맛도 경험하는 것이 옳지만, 여행 내내 떠오르는 김치와 고추장 맛이 뇌리 속에 맴돌아 나 같은 경우엔 한국이 그리워지기
  시작할 정도라....추천해 봅니다!
Tip. 우리가 바리바리 싸가지고 갔던 전투식량들... 보통 호텔에 전기포트 가 있기 때문에 뜨거운 물만 있음 만사 ok~!
  햇반과 밑반찬보다 훨씬 그럴 싸해요. 종류도 불고기, 해물, 짜장 등 각종 덮밥에서부터 다양한 비빔밥.... 너무나 많구요.
  물론 찬물에서도 발열이 되기 때문에 뜨거운 물보다 시간은 다소 소요되지만 밖에서 해 먹기에도 간편하구요..
  게다가 된장국이나 북어국 같은 국까지 같이 들어 있어서 제대로 된 한끼 식사로 충분해요~ 맛도 좋구 요..
  가격도 저렴하구...부피도 작답니다! 서 너끼 정도 사가시면 정말 후회 안 하실 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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