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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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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그 대자연속으로의 여행 "서창환 커플 허니문"



* 마이언펠트
체르맛에서의 1박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큼 멋진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다시 한번 꼭 와보고 싶은 곳 체르맛. 그 체르맛을 뒤로 하고 마이언펠트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못내 아쉽습니다.
체르맛에서 마이언펠트로 가는 길은 말씀 드린 빙하특급을 타고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스위스에는 빙하특급, 베르니아특급, 골든패스특급 같은 특급열차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길고 유명한 것이 빙하특급이라고 하네요. 한 8시간정도 걸리는데 스위스에서 가장 멋진 풍경만 골라서 볼 수 있는 그런 열차라고 합니다. 그걸 우리 부부가 타고 가는 거지요.

운행되는 중간에 멋진 풍경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창문에 딱 달라 붙어서 창문 열고, 사진 찍고 난리가 나는 그런 기차였습니다. 저희가 스위스하면 상상하는 푸른 초원에 예쁜 집들이 모여있는 그림 같은 풍경을 마구 감상할 수 있고, 빙하지역을 지날 때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눈의 절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자연의 힘 앞에서는 국적도 인종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모두들 말 그대로 난리였습니다. 8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기차 밖의 풍경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저희는 종착역인 생모리츠 까지 가지 않고 쿠어에서 내려 마이언펠트 행 기타를 갈아타는 일정이었습니다. 빙하특급에서 본 멋진 다리들, 동화 같은 목가적 풍경을 뒤로하고 마이언펠트를 느껴볼 시간입니다.

모든 것엔 일장일단이 있듯이 8시간이 걸리는 빙하특급의 특성 상 오후 4시쯤이 되어서야 마이언펠트에 떨어졌습니다. 저희가 묶을 호텔은 기차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는데, 마이언펠트는 다른 도시와 다르게 info가 기차역에 없었습니다. 기차역 규모가 아주 작은 시골마을 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마이언펠트를 일정에 넣은 것은 바로 "알프스소녀 하이디" 때문입니다. 이곳 마이언펠트가 하이디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바로 그 도시였습니다. 동시에 정말 한적한 시골마을 이었습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하지만 아름다운 시골.
역사의 차장에게 물어 info를 먼저 찾기로 했습니다. 도보로 한 4분 거리에 있었습니다. 여타 잘사는 나라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4시정도면 어김없이 가계들이 문을 닫아버리는 곳이었습니다.
안내센터 또한 닫으려고 하는 것을 겨우 들어가 물으니.. 저희 호텔이 걷기에는 조금 먼 거리이며, 하이디집(박물관)도 닫았다고 하네요 .

택시를 불러줄까 하길래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아내한테 물으니 택시비(약 2만원정도 했던 것 같네요.)를 고려한 아내의 만류로 그냥 걷기로 했지요. 힘들어 하는 아내와 짐(캐리어 두개)을 생각하면 택시를 불러야 할 것 같았지만 말입니다.
그럼 기념품 살 곳도 없냐고 물으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며, 한 아줌마를 불렀는데 이 아줌마가 기념품가계 주인인 듯 싶었습니다. 잠시 후 아줌마가 가계 문을 열어주더니 사라고 합니다. 스위스 사람들, 여행객들에게 정말 친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도시는 독일과 인접한 도시라 영어는 못하는 듯 싶었습니다.
몇 가지를 사고 걸어 올라가다가 여기 마이언펠트 사람들의 순수함이라고 할까... 뭐 이런걸 느낄 수 있는 장면을 목격했답니다. 짚단을 옮기던 트랙터가 저희 앞을 가고 있었지요. 짚단 위에는 한 아주머니가 뒤를 보고 앉아 있었구요. 그 아주머니가 갑자기 나무막대를 하나 들더니 한쪽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나무막대 끝은 손가락 모양(☞)을 하고 있었지요. 둘이서 “저 사람이 뭘 하는 건가...” 생각하고 있는데... 잠시 후 우리는 한참을 웃었습니다. 곧 트랙터가 아주머니가 가리키던 방향으로 사라졌거든요. 깜박이가 없어 깜박이 대신 아주머니가 손가락 푯말을 사용했던 거였지요. 지금도 무표정하게 손가락 푯말을 들고 있던 아주머니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호텔로 추적추적 걸어가고 있는데... 왠 지나가던 BMW승용차 한대가 저희 옆에 서더니 운전하던 신사가 타라고 하더군요. 저희 호텔을 말하니 무조건 타라고 합니다. 그 아저씨의 배려로 호텔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답니다. BMW도 타보고 말입니다.
이 호텔도 아담한 호텔이었습니다. 체크인하고 하이디 마을 산책코스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소요시간 별로 산책코스가 여행 안내도에 나와 있답니다. 저희는 짧은 코스로 반만 돌았습니다.
어린시절 만화에서나 보던 정말 그림 같은 풍경, 그 자체였습니다. 푸른 동산, 목에 종을 매고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 화려하지는 않지만 풍경의 한쪽 구석을 채워주는 들꽃들... 이렇게 아름답고 한적한 동네를 내가 걷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더군요.
정적인 여행을 좋아하신다면 이곳 마이언펠트에 꼭 들러 보세요. 이곳은 마을 군데군데 지하수 샘이 있습니다. 물론 마실 수 있는 물이며, 엄~청 시원합니다. 아내가 힘들 다고 해서 하이디샘은 못 가본 채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햇반과 프런트에서 가져온 뜨거운 물로 마지막 컵라면을 먹었지요.
다음날 아침, 아쉬움이 남는 스위스 여행을 마치고 파리 행 비행기에 오르기 위해 다시 취리히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젠 문화의 도시 파리를 향해 출발이지요. 스위스에서의 한적한 여유와 대자연이 주는 감동을 마음속 깊은 곳에 담아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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