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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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민과 수은의 "신혼 여행기"


[벤겐-루체른]

아침을 먹고 모든 짐을 챙겨서 나옵니다. 벤겐-인터라켄-루체른 까지 기차를 탑니다. 역시나 정확하고 편안해서 너무 좋은 기차입니다. 보이는 풍경도 넋을 잃게 만듭니다. 어제 사놓은 맥주 한 캔을 따악~ 따서 마시니, 부러울 게 없습니다. 루체른에 도착하니 이제껏 다닌 곳 중에선 가장 번화한 도시란 걸 기차역에서부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커다란 기차역에서 사람들이 분주히 지나갑니다. 짐을 맡길 수 있는 코인 락커를 찾을 겸 지하로 내려가 봅니다. 지하상가처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빼곡이 있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슈퍼 관람(?)에 나섭니다.

사람 사는 모습이야 세상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스위스 사람들이 사는 방식을 그래도 잘 이해할 수 있는 곳입니다. 잼을 살까, 초콜렛을 살까 그러다가 그냥 앞에서 파는 커다란 샌드위치만 하나 사서 나옵니다. 그 놈을 질겅질겅 씹으며 기차역 근처의 예약된 호텔을 찾습니다. 코인 락커는 눈에 띄질 않았기에 바로 체크인을 하려는 것입니다. 길하나 건너에 호텔이 있습니다. 이제껏 중에서 가장 크고 좋아보이는 현대식 호텔입니다. 육층의 구석진 방에다 짐을 두고 카메라만 챙겨 거리를 나섭니다. 그 유명한 카펠교를 지나서 또 유명하다는 교회로, 빈사의 사자상으로 느긋이 돌아다닙니다. 큰 도시 여서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빼곡합니다. 나는 파란 투명색의 스위스 칼을, 마눌은 예쁜 시계를 하나 샀습니다. 빈사의 사자상은 참으로 슬픈 사자였습니다. 사진을 찍고선 루체른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역시나 우리는 유명한 관광지보단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더 흥미롭더군요. 커다란 할인점에 들어갑니다. 오오~~ 갖가지 물품과 식품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예쁜 장식도... 저렴한 초콜렛과 잼, 할인 판매하는 이름 모를 음료수까지 잔뜯 사서 나옵니다. 셀프 커피숍에도 가봅니다. 솰랴솰랴~ 커피를 주문하고 잠시 다리를 쉬게 합니다. 사실 이런 커피숍은 사람만 다를 뿐 우리나라랑 비슷해서 뭐 그렇게 흥미롭지가 않습니다.

루체른의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 여행서적에 소개된 고기 퐁듀집에 갑니다. 입구에서 한참을 망설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흔히 보는 중국집이었기 때문이죠. 아~씨~ 어쩔까나 그러는데 한국서 온 여학생(?) 3명이 역시나 안내서를 보고선 찾아옵니다. 좀 찝찝했지만 그냥 들어갑니다. 역시나 머리까만 중국인 인듯한 사람들이 운영을 하네요. 고기퐁듀를 시켜서 먹습니다. 퐁듀라기보단 샤브샤브같습니다. 어쨌거나 맛이 괜찮습니다. 열심히 먹고서 나오니 어둠이 내린 거리가 조금 을씨년스럽습니다. 야경을 조금 둘러 봅니다. 여기엔 저녁이 오기 무섭게 문을 닫는 곳이 태반입니다. 그래서 야경이래야 별로 볼 것은 없습니다. 카펠교의 야경과 드문 드문 불이 켜진 상점을 구경하다가 호텔로 들어갑니다. 마눌은 꿈나라로 간 밤... 잠이 오질 않아 뒤척이다가 보니 목이 마릅니다. 방안의 냉장고에서 하나 꺼내먹을까 하다가 비싸기도 하고 심야의 밤거리에 바람도 쐴겸 주섬주섬 나섭니다. 방문을 닫아도 문이 잠기지 않아서 열쇠 없이 나섭니다.


기차역쪽의 자판기에서 콜라를 하나 사고선 들어오는데 아뿔사... 방문이 아닌 복도 문이 잠긴 것입니다. 열쇠는 없지요. 술 취한 청년하나는 복도문 옆의 공중전화에 매달려 있지요. 위층의 나이트에선 음악이 쿵쾅거리지요. 어쩔까나~ 콜라하나 들고 밤을 지새우는 상상을 하니 끔찍하더군요. 휘리리릭~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마땅한 수가 없어 다시 카운터로 내려옵니다. 열심히 콩글리쉬로 설명하니 대충 알아듣나 봅니다. 카운터 안쪽의 숨겨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니 바로 복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휴우~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렇게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무사히 보냅니다.

[루체른-취리히]

아쉬운 아침입니다. 몇일 있지도 않았는데 스위스에 정이 흠뻑 들었습니다. 루체른의 아침 거리를 둘러보고는 기차를 탑니다. 이제 마지막 여정인 취리히로 갑니다. 취리히의 기차역은 루체른의 그것보다 더 커 보입니다. 번화가를 지나 유명하다는 교회를 보러 갑니다. 서양의 역사는 종교의 역사인가 봅니다. 오래된 교회에는 나름의 사연과 멋있는 장식이 있습니다. 기념카드를 몇 개 사고는 무슨 박물관을 찾아 나섭니다. 지도를 보며 찾는데 눈에 잘 띄질 않더군요. 뭐 그리 대단한 곳은 아닌 것 같아 그냥 시내를 둘러보며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와서는 취리히 공항으로 갑니다. 면세점에서 선물용으로 이것 저것 산 다음 비행기를 탑니다. 다시 열 두어 시간 동안의 비행 끝에 오사카에 도착합니다.

일본을 잠시 둘러보기 위해 환승 시간을 아주 길게 잡았습니다. 뭐라더라... 트랜싯 비자는 별도의 비자 없이 한낮동안 일본을 둘러볼 수 있는 거라더군요. 아... 언어소통상의 문제인지 트랜싯비자 하나 받는데 무지 힘들었습니다. 이리저리 헤맨 끝에 겨우 공항을 탈출했죠. 스위스에 익숙해져서인지 일본은 아주 불편하고 그저 그런 나라인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 오사카로 가는 차비가 무려 일인당 만 삼천원입니다. 허걱~~ 열차는 깨끗하고 아주 조용하더군요. 창 밖으론 일본 집이 보이고 일본 풍경이 보이는데 스위스에서 눈을 높인 탓일까요. 별다른 감흥은 없습니다.


시내에 가서는 무작정 돌아다닙니다. 조그만 액서사리 가게에서부터 길다란 지하상가, 높다란 전자상가까지 섭렵을 합니다. 책방에 가서 잡지책도 사고 허름한 우동 집에서 뜨끈한 우동도 한 그릇 말아먹었습니다. 복고풍의 귀여운 과자가게에서 이것 저것 군것질 거리를 남은 돈만큼 사서 다시 공항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짧았던 우리의 신혼여행은 여기서 끝이 나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신혼여행을 도와주신 샬레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끝을 맺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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