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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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 미향의 "행복한 스위스 허니문"

또 하나, 루체른에는 전기버스가 다닌다. 사실 무궤도 전차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버스위에 우리의 지하철처럼 전원을 보내는 전기줄이 있고 아래는 그냥 바퀴로 굴러다닌다. 평양에 이와 비슷한 전차가 다니는 것을 TV에서 본적이 있다. 작은 도시인 듯하지만 코스가 매우 다양했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타보는 것도 좋을 듯. 점심은 간단한 패스트푸드로 때우기로 했다. 그런데 치킨버거 두개, 콜라 작은 것 두 잔에 17.4Sfr을 냈다. 우리 돈으로 15000원정도 와.... 차라리 저렴한 식당을 이용할 걸 했나보다. 지나가다 본 것인데 Coop Restaurant(Coop의 형제쯤 되어 보인다.)이란 곳이 있는데 이곳의 볶음밥 같이 생긴 것이 9Sfr하는 것을 본 것 같다. Hertenstein거리에서 본 것으로 기억한다. Migros Restaurant도 근처에 있었다.

아무튼 점심을 맛있게 먹는 중에 그만 유람선을 놓치고 말았다. 리기를 가기 위해 유람선을 탔어야 하는데... 일정을 바꿔 피카소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피카소박물관은 Town Hall(Rathaus)옆에 Am-Rhyn-Haus라는 건물에 있다. 4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피카소의 후기작과 유명한 사진작가 다비드 더글라스 던컨이 찍은 피카소의 생전 사진전을 함께 볼 있다. 사실 피카소의 그림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에 조예가 깊지 못해 사전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20세기 최고의 화가의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만족해야지... 거금 일인당 8Sfr(살레에선 4프랑이라 되어있는데)을 내고 관람했다. 솔직히 조금 아깝기는 했다. 피카소에 대한 대단한 애정이 있지 않고서는 아까울 만도 하다. 그래도 가이드 할머니는 무척 친절했다. 우리가 영어를 잘하면 영어로 설명을 해주신 다던데. 사양하고 말았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오히려 한국어 안내가 따로 준비되지 있지 않음을 미안해했다. 참 친절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다시 배타는 곳으로 왔다. 여기서 또 다른 실수가 발생한다. 살레에서 일러준 시간표만 봤으면 되는데 인터넷에서 뽑아간 시간표를 보다가 배를 타지 못한 것이다. 이유인 즉 오후 한시경의 배는 휴일에만 운항하는 것이었다. 시간 옆에 작은 표시로 되어있는 각주를 읽지 못한 것이다. 호수 정경을 더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몸도 피곤하니 좀 일찍 숙소인 그린델발트로 가기로 하고 Coop에서 저녁 간식도 할겸 장을 봤다. 저녁은 좀 늦더라도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장을 보고 호수다리를 건너는데 배가 서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 우린 서로 얼굴한번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인 다음 무작정 배로 달렸다. 차장 아저씨한테 이곳에 돌아오는 시간을 물어보니 리기까지는 못 올라가도 유람선 관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배를 올라탔는데 바로 출발을 한다. 정확히 시간을 맞춘 것이다.

유람선 타기를 정말 잘했다. 무엇보다 추위에 떨던 몸을 녹일 수 있었다. 1층이 2등석이고 2층이 1등석인데 모두 식당으로 되어있다. 물론 음식을 반드시 시켜야 되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좀 흐리긴 해도 호수 주변의 정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배는 한시간 정도를 운항해 Weggis를 지나 목적지인 Vitznau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유럽에서 첫번째로 등산열차가 만들어졌다는 등산열차를 타고 리기산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곳에서 배낭여행하는 두 친구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정보를 주고받았다. 한 친구는 유럽에 온지 한달 째란다. 그런데 신혼여행 온 부부는 못 씻어서 지저분한 한데 배낭여행한다는 두 친구는 그렇게 깔끔할 수가 없어 보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리기에 갈까 말까 하다가 그냥 돌아왔다. 이곳에 오르며 보는 루체른도 별경이라던데 날이 흐려 정상에 오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아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유람선이면 충분하지 뭐..
돌아가는 길에 리기에서 내려온 다른 배낭여행족을 만났는데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는데 눈썰매는 재미있게 탔다고 한다. 티틀리스 같은데 보다 열차요금도 저렴하니(1인 편도 32Sfr, 스위스패스 50% 할인) 루체른에 오는 이는 가볼만 할 것이다. 배가 항구에 닿자 바로 우리가 탈 열차가 있었다. 베른으로 돌아서 가는 열차였지만 살레에서 짜준 일정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살레에서 짜준 일정대로 열차를 타면 인터라켄에 한시간 정도 머무를 수 있다. 저녁시간이긴 하지만 역(인터라켄 오스트)바로 앞에 Coop도 있고 잘만 찾으면 여기서 저녁해결도 가능할 듯하다.
아내는 피곤함에 겨워 잠이 들고 나는 어렴풋이 보이는 해져가는 스위스 풍경을 즐기며 숙소인 두 번째 도시 그린델발트에 도착했다.



그린덴발트역은 정말 아담한 시골역이었다. 인구가 3600명 되는 융프라우로 가는 길목의 도시다웠다. 도시라고 하기보다 마을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 아무튼 열차에 개찰구같은 것도 없이 선로를 가로 질어 길처럼 오고간다. 그러고 보니 스위스는 차안에서 차표검사를 모두 하니 개찰구같은 것이 필요가 없다. 우리가 묵을 첫 번째 숙소는 정말 바로 역 옆에 있었다. 누가 보면 역으로 착각할 정도로 가까웠다. 열차에서 내려 그냥 들어가면 된다. 고지대답게(해발1034m) 마을은 눈으로 덮여 있었다.

Derby Hotel은 깨끗하고 아담한 호텔이었다. 들어가니 프론트에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답례하고 숙박권을 주니, 빅뉴스를 전하겠다고 한다. 우리 방으로 잡힌 것이 전망이 제일 좋은(여기서는 북향) 넓은방이라는 것이다. 올라가 보니 정말 괜찮은 방이었다.(다음날 아침 더욱 진가를 발휘하지만) 앙증맞은 두개의 베란다에다 그린델발트의 중심거리가 보이는 동쪽의 작은 창까지 마음에 들었다.
저녁은 신혼 첫날 저녁을 그렇게 해도 되나 싶다가 둘 다 움직이기도 피곤해서 햇반과 컵라면으로 해결했다. 시간이 늦어 물 얻기가 그래서 욕실 물로 해결했는데 시장이 반찬이라고 꿀맛이었다. 아 그리고 3pin to 2pin 아답터는 프론트에 준비되어 있다. 문의를 했더니 다양한 아답터를 잔뜩 내놓는데 역시 유럽은 듣던 대로 전기체계가 다양한가 보다.
라면의 아쉬움을 Coop에서 산 와인 한잔으로 달래며 다음날을 기대하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2월18일-2일째) 그란델발트 : 융프라우 (맑음)

그란델발트의 아침, 아침연기 피어오르는 그란델발트는 더욱 아름다웠다. 새벽공기를 가르며 발코니로 스며들기 시작하는 햇살.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발코니의 문을 여니 마을과 주변 산들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날씨는 구름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 이곳이 계곡이라 햇볕은 산등성이부터 눈부시게 비추며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9시를 갓 넘겨 융프라우로 향하는 WAB 산악열차를 탔다. 열차는 벌써부터 스키인파로 북적되고 짐칸은 스키로 가득차있다.
올라가며 보이는 눈 덮인 그란델발트의 정경과 온통 눈으로 가득한 알프스의 풍경이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게 했다. 40분쯤올라 크라인샤이덱에서 빨간색 등산 열차(Jungfraubahn)로 갈아탔다. 아이거글레쳐역에서 부터는 빙하터널을 통과한다. 빙하를 인공으로 뚫어서 이곳에 열차길을 만들었다니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중간에 Eigerwand, Eismeer역에 잠시 서는데 이곳은 전망대가 꾸며져 있다. 빙하 속에서 밖을 내다보는 형국이다. 햇살에 반사되는 눈에 벌써부터 눈이 부셨다.

드디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 그래서 Top of Europe로 불리는 융프라우요흐 역에 도착.
먼저 스핑크스 전망대로 가기위해 고속 엘리베이터부터 탔다. 스핑크스 전망대는 마치 유리로 만든 집처럼 되어 그 위로는 야외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아래로 깎아지는 절벽은 정말 아찔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융프라우를 비롯한 알프스의 파노라마는 가히 장관이다. 특히 거대한 얼음 강을 보는 듯한 알레취 빙하의 모습은 웅장하기 그지없었다.

새들도 인상에 남는다. 까마귀과의 한 종인 Alpine Chough(또는 Yellow-billed Chough)인데 우리말로 하면 고산까마귀 또는 노랑부리 까마귀 쯤 된다. 루체른에서 본 백조의 무심함에서 한술 더 떠 이 친구는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듯해 보였다. 아마도 먹이를 줘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난간위를 가까이 오가며 어떤 관광객이 주는 과자를 받아먹고 있다. 우리의 대표과자 새우깡이라도 가지고 올 것 그랬다.
이곳에서 내려와 얼음궁전을 관람하고 야외 설원도 즐겼다. 만년설을 직접 밟으니 마치 태고적 야인이 된 것 같다. 얼음궁전은 말 그대로 얼음조각 터널이다. 바닥은 스케이트장처럼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고 다양한 얼음조각들이 앙증맞게 우리를 맞았다.



융프라우 전망대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우체국도 있다. 이곳에서 우리의 신혼집으로 엽서를 보냈다. 엽서는 우표까지 2.8Sfr. 엽서에 우표를 붙이고 스탬프를 찍어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3인후인가 금세 도착한 엽서를 보고 서로 즐거워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점심은 이곳에 있는 크리스탈 식당에서 먹기로 되어있다. 샬레에서 예약을 해줬는데 중국인인 듯한 웨이터가 반갑게 맞이한다. 어디서 왔냐는 물음이 발음이 무척 꼬여있어서 못 알아듣다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동양인에 대한 배려(?)인 듯 카레라이스를 내놓았다. 음료로 와인과 토마토주스를 시키고 식사를 기다렸다. 창가로 비취는 햇살이 무척 따가워서 선글라스를 끼고 밥을 먹어야 할 지경이었다. 이렇게 전망 좋은 곳에서 먹는 점심도 참 별난 맛이다. 식사 후 여전히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네랄워터를 시켜 마신 후 다시 열차를 타고 그란델발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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