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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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라고는 해보지도 못한 두 왕초보가 오로지 가고싶단 생각으로 덜컥 스위스로 여행 지를 결정해놓고 준비는 제대로 못한 채 샬레 설명책자만 믿고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맘으로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음다.
인천공항의 야경을 보며 출발하여2시쯤 가니 무사히 홍콩에 도착해 스위스 항공으로 갈아타고 자다 깨다 지루한 시간이 흘러 드디어 스위스!!!

3월 10일-일 : 첫째 날

공항에 내려 입국심사를 받으려 여권을 내밀었더니 스위스 여행사를 통했냐구 하네요. 순간 긴장해서 왜 그러냐니깐 여행사 이름이 샬레스위스라구…^^(참 썰렁한 유머죠?) 어디로 가냐는 질문에 루체른에 간다고 대답하고 간단히 무사통과~
공항역에서 SBB를 찾아 스위스패스에 스탬프를 찍고 기차를 타러 갔더니 깨끗한 2층 기차가 이미 한대 서 있었습니다.
그게 맞나 망설이다가 마침 역무원이 있길래 우리가 탈 기차가 그것이 맞는지 물었더니 그건 아닌데 그 기차도 중앙 역에 가는 거니 그걸 타도 된다고 친절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기차를 타고 역을 벗어나니 시내는 새벽이 지나 아침으로 접어들고 전날 비온 듯 촉촉하게 젖어있던 풍경사이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더군요. 아~그 깨끗하고 서늘한 공기를 느끼며 드디어 루체른에 도착해 역 바로 길 건너에 MONOPOLE호텔이 보였습니다. 다른 분은 이 호텔이 아주 만족스러우셨던 것 같은데 전 개인적으로 나중에 체르맛에서 머물렀던 SIMI호텔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8박 을 스위스에서 했는데요 처음엔 스위스-이탈리아에 가려고 했다가 일정이 너무 힘들 거 같아서 1곳에서 2박씩 루체른-몽트뢰(로잔)-체르맛(로이커바트)-루가노(로까르노) 순서로 스위스만 갔다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곳에서 2박3일씩 머물러서 인지 호텔가격에서도 약간씩 득을 본 거 같고 일정이 다소 여유로우신 분들은 저희 같은 방법도 좋을 거 같아요. 짐도 두고 다닐 수 있구요.(이게 얼마나 큰 장점인지 몰라여~)

너무 일찍 (아마 오전 9시경?)도착해서인지 기골이 장대한 프론트 여자직원(모노폴 호텔 직원은 대체로 무뚝뚝하더구만요…어찌나 말투랑 생긴게 비슷한지…-.-;;)이 처음엔 체크인이 안된다더니 금방 또 된다고 말을 바꾸어 방에 짐을 풀고 대충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섰습니다.

자전거를 렌트하여 시내를 둘러보려고 역 관리소(?)에서 스위스패스를 보여주고 반액할인(16f)으로 32f에 반나절 동안 두 대를 빌렸는데 아뿔싸! 제가 키가 작아서 자전거가 높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오빠가 어린이용(그래도 낮진 않더군요)으로 바꾸어 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전 내내 고풍스러운 루체른 시내를 길 닿는 대로 구석구석 신나게 구경다니다가(이거 정말 잘한 일 같아여…자전거용 도로가 따로 구획되어 있기도 하구여) 지도상 먼 줄 알았던 빈사의 사자상을 우연히 찾아내고(거기서 처음 한국 사람들 한 떼를 봤습니다.여기와 몽트뢰를 제외하고는 여행 내내 동양인은 거의 못 만났답니다.)

카펠교를 돌아 맥도널드 햄버거(호텔1층에 붙어있습니다.)로 늦은 점심을 간단히(?) 때우고 마이언펠트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마이언펠트는 예정에 없던 곳이라 준비가 부족해서 그냥 겉핥기로 경치만 구경했는데 정말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사람이 안 사는 줄 알았어요. 근데 드라이브하는 차들은 폭주족이네요.
아 무셔~ 첫날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고 집 떠난 지 거의 40여 시간 만에 침대에 몸을 누일 수 있었습니다. 시차고 뭐고 너무 피곤함다….

3월 11일-월 :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좋아하는 스크램블에 햄과 치즈, 빵을 잔뜩(여행 내내 전 너무 잘 먹었음다. 신랑이 질려 할 정도로…) 먹고 유람선을 타러 갔는데 시간을 잘못 알아 1시간 여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더 할 수 없이 맑은 하늘과 너무나 아름다운 호반을 누비며 이국에서의 아침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배 안에서 리기 산 행 기차표를 스위스 패스로 할인해서 구입하고 피츠나우에서 내려 드디어 빨간색 등산열차를 타고 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루체른 시내와 피어발트슈테터 호수는 한 폭의 그림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사에 어떻게 철로를 놓았는지는 스위스 관광기간 내내 정말 신기 신기 또 신기…

리기 산 정상에서 날씨는 눈부시게 맑고 푸르고 360도 펼쳐지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며 준비해간 점심(아침 식사 때 슬쩍 들고 나온 사과랑 빵 조금, 물)을 맛있게 먹고 아르골다우 쪽으로 내려가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날 오후는 도보로 루체른 시내 돌며 선물사기 입니다. 여기저기 천천히 구경하다가 Migros를 발견하고 이것저것 먹을 것을 샀는데, 큰일 이네요~ 저희가 가져간 디지털 캠코더에 맞는 플러그를 팔지 않더군요. 욕실에 다행히 2구짜리 구멍이 있긴 한데 다른 곳엔 없을지도 모르니 말이죠…

일단 쇼핑을 대충 마무리하고 저녁 늦게 샬레에서 제안해준 식당을 찾아갔는데 문을 닫았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희한한건 6시가 넘으면 정말 길거리가 무서울 정도로 사람이 다니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식당엘 갈까 하다가 좀 무섭기도 하고, 맛 없으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돌아와 준비해온 라면을 먹으려고 프론트에서 커피포트를 빌려달라니까 없다면서 빌려주지 않는거 있죠!

약간 황당한 채로 방에 돌아와 오빠한테 괜히 짜증을 내고 있었는데(배고프니깐!) 욕실에 들어간 오빠가 한동안 나오지 않더니 한 20여분 만에 나타났는데 올 때부터 무겁게 가져왔다고 구박 받던 햇반을 김이 모락모락나게 가져온 게 아니겠어요? 어떻게 한 거냐구 했더니 정보나누기에 저희가 소개한 대로 했다더군요. 그래서 그 날 저녁은 따뜻한 햇반과 고추장, 그리고 김과 낮에 장본 약간의 반찬(?)으로 맛나게 배를 채웠지요. 디저트로 포도랑 사과까지 씻어먹고요.

3월 12일-화 : 셋째날

몽트뢰에 가는 날입니다. 갈 길이 머네요. 가는 중간에 인터라켄에 들르고 싶었는데 저희 일정에 체르맛에 가는 이유로 두 번 산에 가기 싫단 오빠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다음에 스위스에 또 갈 이유가 생겼죠?
골든패스 특급을 타고 5시간 여를 가야 합니다. 2일을 보냈는데 웬지 뭔가 아쉬움이 남는 루체른을 뒤로하고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창 밖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보며 한참을 달렸는데 갑자기 어느 역에선가 정차한 후 차장이 바뀌더니 안내방송도 불어로 바뀌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가는 중에 말이에요. 타는 승객들도 불어를 쓰고 생긴 것도 다르고… 말은 들었지만 아주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스위스의 독일어 권과 불어 권은 굉장히 높은 산을 두고 갈려 있는 것 같습니다. 몽트뢰에 근접하면 아주 가파른 산을 넘어가는데 산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너무나 아름답고 낭만적인 시가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졸지 마시고 꼭 보세요. 저희는 넋 놓고 있다가 사진도 못 찍은 게 지금도 너무 안타깝습니다.여기에서 머무를 숙소는 엘비띠에(맞나…?) 호텔인데요, 역에선 좀 멀답니다. 한 10분쯤 걸어야 하는데 길을 잘 못 들어 15분 이상 걸은 거 같습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방에 들어서곤 조금 놀랐습니다. 확실히 불어 권에 따뜻한 휴양지라 그런지 방도 넓고 천장도 굉장히 높고…뭐라 그럴까 낡긴 했지만 아주 낭만적인 분위기가 있더군요. 몽트뢰는 아직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한적하고 조용했습니다. 짐을 풀고 시옹성에 가기로 했읍니다. 스위스패스를 보여주니 버스도 공짜네요. 버스로 한 5분 정도 가니 시옹성 바로 앞입니다.(스위스는 모든 게 너무 관광객 위주 입니다. 왜? 같이 여행 왕 초보자도 시간표랑 표지판만 열심히 보면 길을 찾을 수 있으니까!)
시옹 성은 호수를 끼고 만들어진 성인데요, 오빠가 고풍스러운 걸 너무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재밌게 구경했습니다. 참! 한국어 안내 팜플렛도 있으니 입장권 사실 때 한국인이라고 말씀하세요~
해질녘에 돌아와서 호수너머로 해지는 걸 보면서 인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윈도우 쇼핑을 하며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여긴 밤에 다녀도 많이 무섭지 않습니다. 잘 알려진 여행지라 그런지 중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구요… 내일은 제네바와 로잔에 갔다 와야 겠습니다. 아웅~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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