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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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수 : 넷째날

갑자기 맘을 바꿔 로잔에만 가보기로 했읍니다. 저희 둘 다 게으르고 지쳐서 제네바까지 갔다간 너무 피곤할 거 같아서죠. 로잔에 가니 지하철로가 십자형으로 형성되어 있네요. 그리고 스위스패스를 보여주니 이것도 공짜구요. 일단 노트르담 구경을 하려고 로잔시 북부쪽 (남부쪽은 호수 변 입니다)으로 갔습니다.
시간이 아직 너무 일러 지하철에서 내려서는 로잔 시내를 돌아봤는데 시장이랑 활기찬 사람들이랑 분위기가 정말 루체른 이랑 다르더군요. 모자에 꽃을 꽂고 기타 치며 꽃 파는 아저씨..

루체른 사람들은 무표정한 얼굴에 떡 벌어진 체격에 99.99%백인이었는데 여긴 흑인도 있고 가끔 동양인도 있고 옷도 자유롭게 입고 표정만 봐도 free style 이구요.
길을 가다 Coop를 발견하고 구경 삼아 들어갔는데 여기에서 3구짜리 플러그를 찾았습니다.
Migros에선 안 팔고 Coop에서만 파나봐요.
여기에서 정말 재밌는 사람을 만났는데 swiss army knif를 파는 곳의 남자점원에게 제가 간단한 불어로 말을 건 게 화근이었습니다(전 불어를 잘 못합니다. 간단한 인사 정도죠…)

제가 불어를 안다고 판단한 그 점원은 계속 불어로만 말을 하는 거예요….그래서 저희가 잘 못 알아듣자 그 Coop에 근무하는 동료마다 붙잡고(본인이 영어를 못한대요) 영어로 설명해주라고 하는데 아무도 영어를 못하더군요…그런데 진짜 열심히 영어 하는 사람을 찾더니 결국 다른 층에 근무하는 사람과 전화로 연결시켜 주는 열성을 보여주어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음! 정말 친절한 사람이야~
몇 가지 물품을 사고 스위스 여행 계획 전까지는 프랑스에 있는 줄 알았던 노트르담 성당을 둘러 보았는데, 외장 공사 중이라 겉 모습은 많이 가려놓았네요…아까비… 성당 내부는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성당 전면에 있는 동그란 작은 창들조차 밖에선 몰랐는데 안에서 보니 아주 정교하게 조각된 스테인드글래스 들이더군요…가져간 디지털 캠코더로 찍긴 했는데 역시 기계는 눈으로 볼 때의 그 아름다음과 감동을 그대로 전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노트르담의 꼽추가 살던 종탑에 올라가려고 여기저기 입구를 찾다가 관리 사무소 여직원(아줌마)에게 물었더니 점심 시간이라 닫았다네요…이론…-.-;;


그제서야 저희도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로잔에선 어느 식당엘 가야 할지…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드디어 Manora를 찾았습니다. 여긴 부페 식 식당이구요, 둘이 합쳐 29f 들었네요.
다시 노트르담에 가서 종탑에 올라(1인당 2f)로잔 전경을 구경하고 내려와 버스를 타고 샬레에서 소개한 Le Chalet Suisse 에 가려고 Signal에 내렸는데 세계적인 에르미따쥬(맞나?)재단 소유인 아름다운 공원이 있더군요…여기서 지친 다리를 쉬다가 Le Chalet Suisse 에 갔더니 시간이 일러 식사를 못한다네요…음 아쉬워라…음료만 마시고 로잔시 남부 '우쉬'라는곳에 들러 호수 변을 산책하다가 몽트뢰의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벌써 여행의 반이 지나가는군요…피곤함이 좀 느껴 지구요…이 날 밤 저는 감기에 걸리구 말았습니다…

3월 14일-목 : 다섯째날

몸이 찌뿌드한게 몸살기운이 있는데 짐을 싸서 체르맛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가는 길에 로이커바트에 들러 둘 다 좋아하는 온천 욕을 하려구 했는데 오빠가 일찍 출발하니 체르맛에 아예 짐을 두고 다시 가잡니다. 그래서 그러기로 한 게 이 날의 화근(?)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화근 덕분에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요. 체르맛의 건물들은 온통 예쁜 샬레건물 입니당. 차가 못 다니도록 아예 주차장두 없구요. 저흰 무지 조용할 걸 기대했는데 아직 거긴 스키 시즌이라 엄청 복닥거리더군요. SIMI호텔은 처음에 찾느라 애좀 먹었지만 나중엔 화가 다 풀어지게 된답니다. 하여튼 짐을 프론트에 맡기고 로이커바트에 다녀온다 하니 프론트 직원이 말립니당. 너무 오래 걸린다구…그래도 저흰 자신만만하게 떠났읍니다. 정말 멀긴 했지만 가는 길은 순조로왔고 그 높은 산 중턱에 그만한 규모의 마을이 있는 게 너무나 신기합니다.

그 날 스위스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보슬비가 조금씩 흩뿌리고 있었습니다. 보슬비를 맞으며 깎아지른 구름사이로 솟아오른 깎아지른 절벽을 지척으로 보며 야외 온천 욕을 즐긴 일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물이 미지근한 게 약간 흠이라고나 할까…하여튼 동양인은 저희 밖엔 없어서 신기한 눈초리로 보는 스위스 사람들을 무시하고 실컷 놀다가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를 타고 산을 내려와서 기차를 두 번 타고 체르맛에 돌아가야 합니다. 그냥 여기서 하루 숙박을 할 걸 하구 아쉬워하며 버스를 타고 내려왔는데 그 날 정말 스위스에선 첨으로 연착이란 걸 경험 했습니다. 막차를 겨냥하고 여유 있게 역에 도착했는데 기차는 오지 않고 20분 정도를 연착해서야 오긴 했는데 정말 큰일 났습니다. 갈아타야 할 역의 체르맛 행 막차를 놓쳐 버린 겁니다. 화가 나서 역사로 들어가니 저희 같은 처지의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아우성 이었습니다. 역무원에게 항의해도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그런 말 뿐이구요.


날은 저물고 날씨도 추운데 몸은 으슬으슬하고 짜증이 막 나던 차에 역무원이 버스가 있는데 그 버스는 1시간 반 정도 후에 오며 체르맛까지는 안가고 그 전 역까지만 가니 거기서 기차를 다시 타야 한답니다.
그렇게라도 하려고 기다리고 있으니 성질 급한 미국과 영국인 여행객들은 역의 조그만 바에서 맥주를 한 잔 하고 매표구를 왔다 갔다 하더니 택시를 부른다고 수선입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너무 비싸서 저희는 가만히 있었는데 40분쯤 지나니 중형버스가 한대 오더군요.

그러더니 자기들끼리만(!) 쏙 타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희야 뭐 그렇다고 치고 그 미국인 무리에 끼지 못한 30대 후반의 여자분과 딸아이가 있었는데 그 모녀가 택시 자리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예약했느냐고 하더군요. 아니라고 했더니 안 된다며 문을 쾅! 닫고는 기냥! 가버렸습니다. 세상에 우리나라 같으면 막 끼어서 모두 태우고 갔을 텐데…비정한 XXX 같으니..
아이때문인지 그 부인이 저희랑 남아있던 다른 젊은 아가씨에게 우리도 함께 택시타고 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 왔읍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저랑 저희 신랑이 우리 돈으로 20만원 가까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미 너무 늦어서 저희는 그냥 버스를 타겠다고 하여 결국은 모두 버스를 기다려 타게 되었읍니다. 그런데! 이 버스 기사 아저씨조차 출발 시간인데 출발도 안하고 미적거리고 다른데 갔다 오고…얼마나 열 불이 나던지…또 마지막 기차를 놓치게 될 까봐 어찌나 화가 나는지… 결국 버스도 15분은 늦게 출발해서 저는 너무 화가나 몸은 더 아파오고 죄없는 오빠를 달달 볶으면서 캄캄한 길을 질주하여 역에 도착하니 이미 막차시간이 10분 이나 지나있었습니다.

그런데 ! 기차가 저희를 마지막 버스를 타고 온 저희를 마지막 기차가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순간 얼마나 긴장이 풀리며 몸에 열이 확 오르는 게 느껴졌습니다.그렇게 거의 11시가 되서야 호텔에 도착하여 목이 너무 아파 뜨거운 물을 좀 달랬더니 물을 500cc잔에 가득 주지 않겠습니까? 갑자기 라면생각이 번쩍! 그걸 잘 들고 가서 처음으로 라면을 하나 불려(?) 먹을 수 있었습니다…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컵라면 첨 먹어 봤음당…그리곤 긴장이 풀려 끙끙 앓았죠…

3월 15일-금 : 여섯째 날

오늘은 고르너그라트를 지나 마테호른을 보러 갈 예정인데 날이 조금 흐리네요.
정신이 들고 보니 밤엔 몰랐는데Simi호텔은 참 깨끗하고 아늑합니다. 오래된 나무로 된 가구에 따뜻한 분위기이구…식사도 아주 만족 스러웠구요…식당에서 한쪽 팔에 기브스를 한 신사를 보았는데 웨이트리스가 앞에 앉아서 빵도 잘라주고 잼도 발라주고…감동이었음다…

3월인데 거리엔 아직 온통 스키어들로 가득하고 고르너그라트 행 등산열차를 타니 평복을 입은 사람은 저희 뿐이더군요. 약간 외계인이 된 기분을 느끼며 산에 오르면서 또 한번 너무나 놀랐습니다. 이 높이에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스키장이 있을 수 있다니…외국인 스키어들이 천국이라고 하는 말을 실감하며 고르너그라트에 올라 사방을 덮고 있는 설경을 만끽하며(그런데 날이 조금 흐려 마테호른을 자세히 못 봤어요…흑흑)

케이블카를 타고 수네가를 지나 로트호른까지 올랐습니다. (스키어들로 꽉꽉 들어찬 케이블카에서 유일(?)한 동양인인 저희에게 사람들이 자꾸 일본어로 말을 걸더군요…기분이 좀 꿀꿀했지만 역시 일본 놈들이 여행을 많이 다니긴 하나 봐요.) 사방이 장대한 설경이고 저만치 푸릇한 빙하의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참! 전 고산증후군이라는 것도 별로 못 느꼈는데 오빠는 숨이 차다고 하더군요. 내려오는 길의 고르너그라트에선 전 날 밤에 만난 Colorado출신의 미국인 모녀를 또 만났습니다. 눈을 본 적이 없는 아이를 위해 머나먼 여행을 준비 했을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지금도 짜~안 합니다…
같이 등산열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사과도 나눠먹고 제가 감기기운이 있다니깐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면 좋다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여행 중엔 모두가 친구가 된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마을에 내려와서는 길 가에 늘어선 예쁜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면서 한가한 오후를 보내다가 샬레에서 소개한Casa Rustica 에 가서 치즈 퐁뒤와 라클렛을 시켰는데…

치즈 퐁뒤는 소문(?)대로 맛이 영~입맛에 잘 맞지 안더군요…그래도 여행 중엔 현지 음식을 먹어보잔 신념으로 꿋꿋이 먹고 있었더니 라클렛이 나왔음다…근데 왜이리 개미 눈물 만큼 이지…?
먹어보니 입맛에도 맞고 (사실 맛있었음당…)해서 아까워하며 아껴먹고 있으니(또 시킬까 말까?하며) 웨이트리스가 와서 one more raclette? 하는 말에 돈 생각 말고 먹자 하며 하나 더 시켰음당…근데 좀 있다가 와서 또 똑 같은 말을 하네요..
알고 보니 리필(?)이 되는 음식 이더구만요…이럴 줄 알았으면 입맛에 안 맞는 퐁뒤로 배 채우지 말 것을…이론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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