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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6일-토 : 일곱째 날
오늘은 빙하특급을 타고 루가노로 가는 날 입니다.
루체른도 그렇고 몽트뢰도 그렇고 체츠맛도…아휴…하루만 보고 가면 몰랐을 텐데 2일 있으니 더 아쉬운 거 같네요…담에 또 와야쥐…
기차 속에서 몽트뢰의 Migros에서 떨이로 산 10개 묶음 소시지 중 마지막 걸 오빠랑 나눠 먹고 있으려니 옆자리 외국인이 곁눈질 임당…어쨌든 맛은 좋았음다…(작은 나라인데 지역 별로 수퍼에서 파는 식료품도 조금씩 틀리더군요. 소시지 종류도 틀리고. )
빙하특급을 타고 가는 길은 정말 절경입니다. 뭐…말로는 설명하기 힘들구…(1 등 석 이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당…기차 상부가 모두 유리(?)로 되어 무슨 오픈카 분위기임다.) 나중에 한 번 타 보세여…뒷자리 동남아시아 아저씨(?)는 사진 찍느라 왔다 갔다 법석이었습니다.
루가노에 가는 길도 험준한 산을 뚫고 가야합니다. 여러 개의 터널을 지나니 지붕색깔부터가 다른 곳들과 틀리네요…분홍색, 오렌지색~오잉? 말로는 들었지만 야자수 나무까지? 단테호텔은 정말 찾기 쉽슴다…역에 붙어 있는 트램(이건 돈 내야 합니다. 1인당 2f이었던가?)을 타고 내리면 바로 코 앞입니다.

프론트의 여자 직원은 모노폴과는 정말 180도네여~어찌나 친절한지…약간 오버까지… 그런데 방에 들어가보니 그동안 머물렀던 호텔과는 비교가 안되게 방이 작슴당…갑자기 짜증이…근데 이 마음은 다음날 싸악! 풀린답니다.
짐을 풀고 화려한 부활절 장식으로 가득한 시내를 구경했는데 여긴 정말 사람이 많네여. 저녁을 먹으러 샬레에서 소개한 Tinerra라는 레스토랑을 가려는데 정말로 찾기 힘들더라구요…
거리의 음악가가 부르는 소프라노 아리아를 들으며 골목길을 뱅뱅 돌며 헤매다가 간신히 찾아서 들어갔더니 시간이 일러서인지 저희 뿐입니다. 좀 기다리다가 무슨 스테이크랑 스파게티, 애피타이저로는 차가운 햄 모듬(?)을 시켰는데 나온 걸 보니 햄이 거의 얇게 저며 반쯤 말린 날 고기 수준이에요… 그래도 열심히 먹으려는데 옆구리가 따가운 느낌이 들어서 보니 쥔장이랑 웨이터 아저씨가 차를 마시며 일렬로 우리쪽을 보며 앉아 있는 게 아니겠음까? 마치 잘 먹나 감시하는 것 처럼…-.-;; 곧 이어 나온 스테이크랑 스파게티는 맛이 괜찮았음다…(사실 나중에 보니 스파게티보다는 뒷자리에서 먹었던 컨트리 풍 치킨(?)이 더 맛있어보이긴 했습니다만…)
쥔장 아저씨는 계속 우리 근처를 왔다갔다하며 코치 겸 잔소리를 해주고 생각하면 퍽 신경써 준 거 갔음다…마지막으로 향이 깊은 카푸치노를 한잔씩 하고 숙소로 돌아왔음당. 돌아와서는 우리 신랑이 목말랐던 제게 별 말도 없이 남아있는 물과 포도를 다 먹어버려서 엄청 삐진 저를 달래느라 밤 11시에 물 사러 동네를 헤매야 했답니다.
■ 3월 17일-일 : 여덟째 날
너무 피곤해서 아침을 거르고 잘까 하다가 먹어야 산다는 생각으로 식당엘 내려갔는데, 이게 왠 진수성찬인지? 체르맛의 SIMI호텔도 아침이 훌륭했는데 여긴 진짜 다양하네요. 웨이트리스들도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고 왠지 사람들이 모두 약간씩 up(?)되있는거 같음다.
너무 신이 나서 아침을 저녁처럼(?) 먹고 그 날 개관한 Melide의 스위스 미니어쳐에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아서 약간 실망했는데 나중에 사진 나온 거 보니 사진은 정말 잘 나오는 곳이더라구요.
휘익~한바퀴 돌고 로까르노에 갔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었음다.

건물도 너무 예쁘고 루가노는 큰 도시라 약간 번잡한 느낌이 있었는데 여긴 꽤 조용하네요. 로까르노의 명소인 마돈나 델 사소에 갔더니 부활절이라 그런지 정말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성당은 성모 마리아의 영혼이 두 번이나 나타난 성지에 세워진 건데요, 너무나 아름다운 건축물이고 로까르노 전경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곳에 있답니다.
로까르노는 골목길 구석구석 조차도 너무 예쁜 곳이 많았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서 하루 숙박할 걸…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유럽에서의 동양음식을 먹어봐야 겠음당. 이름은 잘 기억 안 나는데 가까운 줄 알고 찾아간 곳이 도보로 30분쯤 되는 곳이 없습니다. 힘들긴 했지만 조용한 호숫가 길을 따라 걷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더라구요.

그 곳의 중식은 우리랑 좀 틀려서 코스로 시켰는데 옆에서 서브도 안 해주고 음식만 놓고 가버리더군요. 아무래도 거기 사람들이 옆에서 알짱거리는 걸 싫어 하나 봐여…
홍콩 출신 주방장(쥔장) 아저씨가 서비스로 준 중국산 맥주(진짜 톡 쏘는 맛입니다.)를 몇 모금 마시고(저희는 둘 다 술을 못 합니다.) 얼굴이 벌개져서는 밤 호숫가 길을 버스를 타고 달려 단테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이면 떠나는군요…아쉬워라….이렇게 마지막 허니문 밤을 보냈습니다.

■ 3월 18일-월 : 마지막 날
드디어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군요.
돌아갈 땐 조용하고 편하게(다른 지역에선 진짜 조용하게 여행했는데요, 바로 전날 기차에서 이탈리아어가 진짜 시끄러운 말이란 걸 깨닫게 해 준 인간들이 있어서 또 그럴 까봐) 마지막 기차는 1등 석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스위스패스를 1등 석으로 준비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2등 석도 좋은데요, 1등 석은 현저하게 좋거든요…특히 빙하특급을 탈 땐…
비행기에서 무지막지하게 번잡스러운 이탈리아어 권 단체 여행객들을 만나 초반에 시끄러웠던 거 말고는 북경공항에 도착할 때 까지는 평화롭고 편안한 여행이었습니다. 북경공항에서 환승 하느라 애 먹은 거 생각하면 지금도 참…진땀+화가 나요. 환승 한다는데 공항 세를 내라지 않나…(물론 안 냈지만)여행가방안에 있던 새끼손가락 만한 스위스 나이프를 보며 군침을 흘리던 공항 직원…영어도 안되고…불친절하고…크지도 않은 공항인데도 안내하는 직원이 없었으면 길 잃어버릴 뻔 했음다…게다가 서울행 비행기 트랙 바로 옆은 평양 행 비행기 트랙이고…하마터면 북한 갈 뻔 했음당…
갔다 온 직후엔 잘 몰랐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 모든 게, 힘들었던 것 까지도 점점 더 그리워지네여.
저희에겐 정말 꿈 같은 시간이었구요…또 다시 꿈 꾸려고 욜씨미 저축 할랍니다…
마지막까지 신경 써주신 강 승희 과장님, 샬레 스위스에 감사를 드리구요…
그럼 그때 까지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