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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moon 01. 어리버리 커플의 "첫 해외 나들이"


어리버리 커플의 첫 해외 나들이

처음 여행이었기에 이리저리 해매 이다 출국수속 밟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어떻게 가나 걱정이었는데 다행히도 맨 앞자리 창가에 앉아서 편하게 갈수가 있었죠. 옆 자리에 독일 아저씨가 앉아갔는데 친절하게 무엇이든 알려주려고 하시고 굉장히 따분해 하시는 것 같았어요. 결국 사진 한 컷 맞긴 후에 말을 붙여 이야길 했죠. 나중에 내릴 땐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우리 돈 2만원을 꺼내주시면서 쓸 일이 없으니까 가지라고 부득부득 내주시는 바람에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어지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프랑스에 도착하여 환승 하는 시간.
불친절하고 무관심한 프랑스공항 사람들에 대한 실망감을 안은 채 쮜리히로~~ 드디어 스위스 도착!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광고들과, 원색적인 분위기들하며, 사뭇 신선한 느낌이 들더군요.
공항에서 나와 호텔버스를 찾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다가와 어디 호텔 가냐고 묻더라고요. 무벤픽 뢰겐스드로프 간다니까 여기서 기다라면 온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더군요. 아, 이곳이 바로 그 스위스구나 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로잔

저녁에 도착하여 피곤함이 앞섰는데 쮜리히 호텔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맞긴 순간부터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차창 문을 닫았는데도 느껴지는 나무향기가 기분 좋게 전해지고 도착한 호텔도 깔끔하니 정겨웠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첫날을 무사히 보낸 후 강승희 과장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브베로 가려던 일정을 변경하여 로잔으로 향했지요. 로잔, 꽤 커보이는 도시였습니다.

information center에 들러 가이드북과 지도를 얻어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i-center에서는 언덕으로 주욱 올라가서 내려오면 된다고 했는데 호수가 보구 싶어서 언덕으로 올라가던 발걸음을 돌려 아래쪽으로 향했지요.

한가롭고 아름다운 집들이 늘어서있더군요. 아파트같이 생긴 건물들도 어쩜 그렇게 밝은 색깔의 창들과 차양들로 채워져있는지... 그리고 거리 곳곳에 비닐봉지가 놓여져 있어서 의아했는데 거리를 활보하는 개들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개 응가 치우라고 놓여진 것이 라는 걸...

몽투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도착한 몽투르에 대한 이미지는, 심난하다, 지저분하다, 상업적이다, 였습니다. 처음 이미지가 좀 실망스러웠지요. 간신히 i-center를 찾아 가이드북과 지도를 요청했는데 로잔과는 비교가 안될 실망스러우리 만치 썰렁한 지도를 주더군요. 그래도 호수를 끼고 찬찬히 둘러보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한참을 걸은 후 도착한 호텔은 너무나 아담하고, 누가 감히 이걸 호텔(Miramonte)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정감 있게 생겼습니다. 작은 정원에 장미가 피어있고, 우릴 먼저 반겨준 검은 개는 사람을 무척이나 따르는 듯, 계속 안겼고 개 못지 않게 좋아보이는 주인 아저씨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내부는 좀 허름했지만 전망 좋은 발코니가 정겹더군요. 다시 천천히 내려와 cion성을 향해 걸었습니다. 정말 멀더군요. 저녁시간이 다되어서 도착 하였기 때문에 호수주변의 산책로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조깅, 워킹, 테니스, 하이킹, 사람답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게 정말 부러웠어요.

산책로 주변에 핀 꽃들과, 몇 백년은 되었음직한 굵은 나무들, 저 멀리 호수건너 보이는 이름 모를 산들, 사람들 구경하면서 천천히 도착한 시옹성은 사진배경의 한컷이 되었습니다.
다시 번화가로 나와서 저녁거리에 대해 고민한 뒤 스파게티를 파는 한 식당에 들어가 스파게티를 2개 시켰는데 한 사람이 거의 먹지를 않아서 그랬는지 한 그릇 값만 받더군요, 원래 그런가요? 궁금하대요..그러고 나서 호숫가로 나와 야경을 둘러보고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다음달 아침식사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식당에 내려가니 테이블이 5개 정도가 셋팅이 되어있고 조촐하게 뷔페가 차려져 있었습니다. 아늑하고 썰렁?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한 뒤 반갑게 맞아주는 검은 개와 인상 좋은 아저씨와 아쉬운 작별을...

째르맛

몽투르를 빠져 나와 째르맛으로 향하는 기차, 로잔과 몽투르는 불어 권이었는데-좀 지저분하고 담배도 많이 피고, 불친절하고..-기내방송이 불어로 되다가 어느 역에서 독일어가 되더군요, 아~~ 반가웠습니다.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해서인지 괜히 친근감 들고, 알아듣는 것 같고..^^그리고 독일어식 영어발음은 그런대로 들리는데 불어식 영어발음은 정말 힘들 더라구요, 느낌상인지는 몰라도 독일어 권이 더 깨끗하고 친절한 기분이 들더군요.

불어 권이 아름다운 색상의 집들과 자유분방한 사람들 키 작은 포도나무들이었다면 독어 권은 짙은 고동색 나무지붕과 조금은 더 큰 포도나무들, 그리고 양들, 소들, 목초지 등, 언어 권마다 달라지는 분위기를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이태리어 권은 어떨지.. 사뭇 궁금했습니다.)

빨간색 째르맛 행 열차로 갈아 탈 때도 역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고..(역시 독어 권 오니까 달라지네..히히~) 엽서 같은 풍경들을 지나쳐 눈의 나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째르맛 도착! 호텔(Excelsior)은 무슨 산장같았습니다. 발코니에선 저 멀리 마테호른이 보이고, 통나무로 지어진 내부는 알프스 산장같아요..

(이곳에서 샬레를 통해 오신 커플을 만났어요. 반가웠습니다. 저희 커플이 워낙 소심 커플이라서 같이 즐기지 못한 게 아쉽네요..) 여독을 풀고 바로 고르너그라트 등산철도를 타고 산으로 향했지요, 아름드리 나무들, 둘이 합쳐도 안 잡힐 것 같은 굵은 소나무들, 향나무들, 아~~ 감탄사가 절로...
우리나라에 저런 나무가 있다면 서낭당 줄 쳐지고 돌 쌓이고 했을 법한 나무들, 눈에 보이는 모든 나무든 다 그런 모습들이었어요..부럽대요, 나무들에 정신이 팔려 도착한 전망대는 도대체 보이는 거라곤 눈, 눈, 눈뿐! 구름이 끼고, 눈발이 날리고, 별다른 감흥은 없었지만, 쌓여진 눈의 높이를 보면서 와~ 한번 감탄해주고 바로 다음차로 내려왔습니다.



마을에 내려와서는 골목골목 돌아다녔어요. 동네 성당에도 들어갔습니다. 굉장히 화려한 모습이 좀 낯설어보였습니다. 그리고 성모상 앞에 촛불이 많이 놓여져 있었는데 그 옆에 1프랑이라고 쓰여진 통도 있었습니다. 잔돈 1프랑을 땡그랑~ 통속에 넣고 촛불하나 켜서 올려놓은 뒤 서로 소원을 빌었습니다. 작지만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성당을 나와 마을을 둘려보았습니다.

관광용으로 꾸며놓은 줄 알았던 허름한 나무집에는 양들이 살고 있었고,스위스 사람의 삶 자체가 관광이 되는 구나 하는 걸 느낀 순간 마을 뒷길을 따라 올라간 목초지에는 사람의 발자국도 거의 없는 정말 작은 밭길 같았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그 위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눈 덮인 산들, 멀찍이서 우리 발자국 소릴 듣고 풀 뜯다 말고 쳐다보던 사슴? 노루? 고라니?(암튼 야생동물)가족의 말똥말똥한 눈동자, 한참을 바라보다 산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와~~~ 살아있는 자연이야..를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펼쳐진 초원들이 그냥 천혜의 자연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농부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이루어진 대가란 걸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거름(양응가? 소응가?)을 주느라고 고생하는 아저씨, 초원의 풀잎들이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는 모습들, 가꾸어지지 않은 초원은 우리나라와 같이 잡초가 무성한 모습 등, 스위스에 오기 전에 가졌던 생각들이 화악~ 바뀌면서 이곳 사람들의 대단함에 다시 한 번 감탄을..

군데군데 지어져 있는 거무스름한 통나무집에는 하나같이 다 양들이 살고 있고, 소유지를 알리는 듯 나무 담 들이 얼기설기 그어져있었습니다. 양들은 어찌나 순한지 다가가니까 반가운 듯 혀를 낼름낼름, 풀을 한 포기 뜯어주니 냄새를 맡고 맛나게 먹더군요.(신랑이 준 풀은 냄새만 맡고 거부. ^___^)
한참을 걸어서 내려가는 길에는 계곡을 건너기 위한 나무다리도 있었고-여긴 꼭 우리나라처럼 정겨웠어요.. 나무며 다리며 계곡이며- 중간에 이정표에서 에델바이스 뭐뭐 라고 하는 곳을 발견하곤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궂은비와 늦은 시간 때문에 다음,정말다음,을 기약하고 내려왔습니다. 너무 아쉬운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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