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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어
자~ 드디어 우리에겐 '고난'인 빙하특급열차를 타고 쿠어로 향했습니다. 6시간을 내리 기차만 탄다는 건 우리 커플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첫판부터 좀 삐걱거린다 싶더니 우리 옆 자리에 중국 커플 같아 보이는 팀이 앉았고 중간 역에서 어떤 여자가 탔는데 같은 중국인인지 6시간을 내내 중국말만 듣고 왔습니다.. 안내방송은 하나도 들리지 않고, 짜증은 나고, 눈 덮인 산-이게 빙하인가요? ^^-과 거무스름한 설송과 자작나무(다행인건 자작나무를 좋아한다는 사실)만 보이고.. 좀 괴로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난 뒤 터널을 빠져 나오니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온통 노란 민들레평원이 펼쳐지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우리가 알아왔던 전형적인 스위스 모습이었습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민들레 평원을 감탄하며 한참을 달린 후 쿠어에 도착, 호텔체크인후 도시한바퀴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도시규모에 비해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다른 곳에서 느끼지 못한 살벌함까지 느끼면서-젊은 사람들이 좀 무서워 보이더군요. 도시외각으로 천천히 걸어나갔습니다. 어딘가를 찾는 듯한 모습에 어떤 아주머니가 먼저 말을 걸면서 어딜 찾느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리곤 그곳을 알려주시고.. 참 기분 좋은 출발이었습니다. 외각의 포도밭도 둘러보고 오래된 성당, 교회도 둘러보고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굵은 소세지 파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꼭 우리나라 떡볶이 파는 곳처럼 천막하나 쳐져있고 옆에 간이의자 몇 개 있구, 퉁퉁한 주인아저씨한테 영어로 말을 거니까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 앉아있는 손님들한테 영어할줄 아느냐고 물어 보는 거 같아요, 손님들도 서로 얼굴만 빤히 쳐다보고.. 당황스럽더라구요, 흐흐~ 그러다 젊은 여자한명이 조금 할 줄 안다구 해서 간신히 가격 알아낸 담에 맛나게 사먹었어요. (5프랑이라고 해서 싸다고 사먹었더니 나중에 생각하니까 거의 만원 돈 한거대요, 두 개에..흐흐~ 남의 나라 돈이라서 계산이 영 안되어요..) 양도 무지 많아서 배가 불룩해졌어요.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중소기업 박람회 같은 곳이 나타났어요. 천막이 쳐져 있고 사람들도 무지 많고.. 다들 현지인들처럼 보였어요. 관광객은 아니, 동양인은 우리 둘 뿐이었어요. 재미있겠다 싶어서 들어갔습니다. 입구에 맥주를 팔고 작은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몇몇 사람들이 부르? 봉?왈츠인지를 추고,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펼쳐 지더라구요, 흥미로왔습니다. 한바퀴 둘러보자는 신랑의 제안에 둘러보았는데 다른 사람들과 반대방향으로 돌아서 계속 사람들과 부딪히게 되더라구요. 개중엔 동양인을 처음 보는 듯한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어린 꼬마 애들은 저희를 슬금슬금 피해가구..흐흐~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죠. 시골에 눈 시퍼런 서양인이 나타난다면.. 아마 제가 꼬마였다면 저라도 그랬을지 몰라요.. 한참을 그렇게 거슬러 지나가다 보니 참 무안해지고, 힘들어지고, 평소에 안받던 시선을 받으니 당황스러워지고... 참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그렇게 쿠어에서의 하루는 저물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