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et Travel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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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 (화)
아침식사를 대충 하고 간단한 차림으로 인터라켄 동역으로 갔다. 어제도 그랬지만 날씨가 써늘해 가디건을 입었다. 가디건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추위에 떨었을지도 모를만큼 날씨는 꽤 쌀쌀했다. 일단 샬레 여행사에서 준 스케줄표에 나온 기차시간은 놓쳤지만 상관 없었다. 다음 기차는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이다.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역에서 융프라우 바우쳐를 티켓으로 바꾸고 그린델발드로 가는 기차를 탔다. 아주 조그마한 그린델발드에서 다시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가는 산악열차를 갈아탔고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융프라우로 오르는 기차를 다시 갈아탔다.


기차는 여기저기서 온 관광객들로 만땅이었고 거의 1시간을 올라가서야 융프라우에 도착했다. 융프라우에 도착하기전 중간에 한국어로도 환영인사가 나오는데 그 여자 목소리 완전 깬다. 무슨 군 홍보영하에 나오는 성우도 아니고.... 제발이지 그 목소리좀 상냥한 것으로 바꾸라고 스위스 관광청에 말하고 싶다. 한국 이미지 망가진다.... - -


융프라우는 정말 멋졌다. 난 그걸 보면서 스위스 사람들 돈 무자게 썼겠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지형적으로나 공학적으로나 어려운 시공이었음이 틀림없는 시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그걸 이용해 끊임없이 관광객들의 돈을 모을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동안 말로만 융프라우, 융프라우 했었는데 직접 올라보니 실감이 났다. 하여간 대단한 광경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10프랑을 주고 융프라우 책자를 샀다. 그리고 융프라우에서 피우는 담배맛은 일품이었다. 내 생에 가장 높은 곳에서 피운 담배가 아닐까? ^^

내려올때는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라우터부르넨으로 가는 기차를 탔고 거기서 인터라켄 동역으로 왔다. 라우터부르넨에서 인터라켄 동역까지는 불과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이젠 뭘할까 하다가 이왕 스위스에 왔으니 시계를 하나 사기로 했다. 이것저것 고르다 고른게 Festina... 처음 보는 브랜드였으나 그냥 샀다.


스위스 아미는 너무 흔해서 사기가 좀 그랬다. 싼거는 125프랑에서 비싼게 4000프랑이 넘는 것까지 종류는 매우 다양했지만 나름대로 합당하고 생각하는 300프랑 이하의 시계를 구입했다. Tax Free로 살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400프랑 이상이어야 된다고 해서 죈장할 "걍..줘요..." 그랬다. 여행기간을 통털어 가장 큰 액수의 지출이었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걸어오다 서역쪽으로 살짝 꺽어지는 곳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겸 저녁으로 "차이니스 퐁뒤"를 먹었다. 요상한 기름에 고기를 튀겨먹는 요리였는데 샐러드, 맥주 2잔을 먹었더니 42프랑을 달라고 했다. 헉..... - -;; 그나마 음식이 맛이 있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한끼에 3만원 이상이 훌러덩 날아가자 나로선 당황스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역시 스위스는 음식값이 비쌌다.


쓰린속을 달래러 튠 호수에서 유람선이나 타려 했으나 시간이 늦어서 유람선은 탈수가 없었다. 그냥 인터라켄 여기저기를 걸었는데 정말 작았다. 한국의 읍이나 면 수준이랄까? 이런곳이 그 많은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으니 이곳 사람들의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만했다. 또한 나같은 배낭족(?)들도 스위스에 오면 꼭 들르는 곳이니 말이다. 역시나 그날도 6시가 넘자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고 나는 유일하게 문을 연 Coop에 가서 맥주와 요구르트등을 샀다. Coop의 가격은 확실히 쌌다. 혼자 먹으면 10프랑(약 8000원)이면 푸짐하게 살수 있었다. 과연 베낭족들에게 인기를 끌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도 술을 깔짝대며 인터라켄의 조용한 밤을 원망하다 잠이 들었다. 인터라켄이 좋기는 한데 하루 이상은 있을 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조용하기 때문에....스위스는 진짜로 조용하다.


9월 19일 (수)
점차 질리는 스위스 호텔의 아침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한 후 인터라켄 동역으로 갔다. 거기서 베른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인터라켄에서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까지는 53분이 걸렸다. 베른역에 있는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했다. 4프랑이었다. 혹시나 해서 항공권과 기차티켓은 빼서 따로 보관하고 락커를 잠궜다. 행여 짐을 털어가도 항공권과 기차티켓은 있어야 여행은 계속할것 아닌가?

"Easy Europe"을 보고 찬찬히 시내지리를 살핀후 걸었다.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Easy Europe"은 정말 잘 만든 책임이 틀림 없었다. 부피도 적당하고 정보도 매우 정확했다. 코스별로 볼꺼리를 잘 나열해 놔서 불필요한 시간의 낭비를 줄여주는 가이드가 인상적이었다. 감옥탑이며 시계탑등을 천천히 구경하는데 이상하게 아인슈타인 박물관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 주의깊게 거리를 살폈는데도 아인슈타인 박물관은 찾을수가 없었다. 그새 어디로 사라진걸까?


베른의 관광명소중의 하나인 곰 공원을 잠시 보고 베른 최대의 볼꺼리인 생트 빈센츠 대사원에 갔다. 거기서 탑에 올랐는데 물론 입장료를 받았다. 그리 비싸지 않았다. 빙빙 돌아가는 식으로 만들어진 돌계단을 계속 오르다 보니 어느덧 베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광경을 만날수 있었다. 땀을 찍찍 흘리며 올라온 보람은 있었다. 그곳에서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베른에 오면 생트 빈센츠 대사원은 꼭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길거리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과 잠시 이야기를 하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먹을꺼리를 찾았다. 레스토랑에서 비싼 가격에 두번이나 데인 탓에 그냥 길거리의 음식을 먹기로 했는데 치킨을 파는 가게가 보여 훈제한 닭 절반을 샀다. 4.9프랑! 또 맥주를 하나 샀는데 그게 3.5프랑!

닭과 맥주를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베른역에서 조금 걸으면 있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점심을 즐겼다. 길거리에서 먹는 치킨과 맥주는 근사했다. 갑자기 시드니의 하버 브리지 밑에서 먹던 치킨과 맥주가 생각나기도 했다. 하여간 자유스러운 기분이었고 근처 여기저기서 뭔가로 식사를 해결하는 베낭족들이 묘한 동질감을 주었다. 닭을 먹는데 계속 벌이 윙윙대서 성가시긴 했지만... - -;;


베른을 뒤로하고 다시 취리히행 기차를 탔다. 취리히까지는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베른에서 취리히간의 풍경들이 가장 멋이 없었다. 역시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구간의 창밖 풍경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취리히의 코인락커는 5프랑이었는데 어찌되었건 짐을 맡겼다. 몸이 자유로워지자 잠시 취리히 중앙역을 살폈는데 기념품을 하나 살까 하고 근처 기념품가게에 갔다. 이것저것 고르다가 좀더 둘러보기로 하고 헤비메틀 잡지가 싸길래 한권 샀다. 물론 독일어였고 사진을 보기 위해서 산 것이다. 그게 4.9프랑!

취리히에서 꽤나 유명한 건물인 그로스 뮌스터나 프라우 뮌스터같은 교회들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다가 도착한 곳이 취리히 호수! 스위스 카드를 이용해 다시 유람선에 올랐다. 스위스 카드의 수명이 얼마 안남았으니 최대한 울궈 먹어야 할게 아닌가?

루체른에서 탄 유람선만큼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취리히 호수의 유람선도 나름대로 멋은 있었다. 다만 이게 스위스의 마지막 여유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마음이 착잡해졌다. 샌드위치와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음료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코인락커에서 짐을 찾은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가는 야간열차에 올랐다. 칸 하나에 침대 4개가 있는 쿠셋이었는데 오스트리아인 1명, 스위스인 2명이 나를 반겼다. 승무원은 여권과 기차표를 요구했고 특히 나에게는 할인 티켓에 대한 증거로 스위스카드까지 요구했다. 스위스 카드는 여기까지 필요하구만. 스위스를 떠난다고 스위스 카드를 버리면 안되는 것이었다.

우연히 같은 칸을 타게된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특히 오스트리아 친구는 매우 인상적인 말을 했다. 정작 오스트리아인인 자기들은 "사운드 오브 뮤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엉뚱하게 다른나라 사람들이 그거에 열광해 잘츠부르크를 간다고 말이다. 자기가 여행하면서 "사운드 어브 뮤직"때문에 잘츠부르크를 간다는 말을 1000번도 넘게 들었다며 엄살을 떨었다. 죈장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그런게 헐리우드 영화의 힘이란 말이다...
오스트리아 넘은 대학원 조교였고 스위스인 두명은 경영대 학생들이었는데 특히 스위스인중 한명은 매우 이지적이었다. 마치 브루스 윌리스를 닮았는데, 그 역시 스위스의 물가가 비싸 아직 융프라우를 가보지 못했다고 했다. 또 물론 그 역시 "사운드 어브 뮤직"이란 영화는 들어본적도 없다고 했다. 역시 충실한 할리우드의 고객들인 한국인들이나 열광하는 것인가? 그래도 그의 말중 가장 부러운 것은 2%가 안된다는 스위스의 실업률... 스위스 대학생들은 취업걱정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스위스 인의 가장 큰 무기는 "Thinking"이라고 말해 잠시 나의 기를 죽이기도 했다. 한국인은 "무대뽀"아닌가? - -;;

어느덧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갔고 우리는 하나둘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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