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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스위스 여행, 샬레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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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춥다. 불과 얼음의 땅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느꼈던 첫 생각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시간은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고, 15시간이 넘는 비행으로 몸은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듯한 아찔함에 흔들렸다. 그럼에도 꿈꾸던 곳에 다다른 첫 느낌은 너무나 강렬했기에 정신은 맑았다. 오랜만에 써서 버벅대는 영어를 써 가면서 공항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시차 적응을 위해 사실상 밤을 꼴딱 새웠다. 새벽 6시. 아이슬란드의 두 번째 날은 칼날 같은 차가운 바람과 함께 시작되었고, 몇 겹의 옷을 겹쳐 입고 나서야 겨우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일찍 일어난 김에 언덕길을 내려가 선 보이저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해안가를 달리는 도로는 한산했지만, 바람만은 그 위를 가득 채웠다. 원래는 더 오래 구경을 해 볼 생각이었지만 손은 얼고 얼굴은 상기되기 시작하여 예정보다 일찍 숙소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북유럽의 첫인상은 나로 하여금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투어 버스를 이용해서 골든 서클 투어를 떠났다. 레이캬비크 도심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원의 푸른 대지가 나타나더니, 화산암에 노란색 이끼가 자란 황량한 대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멀리 보이는 빙하에 깎여 만들어진 산에 거친 평야의 지평선. 내가 꿈꾸던 아이슬란드, 그 자체였다.
 
게이시르, 굴포스 폭포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본 풍경이 전부가 아니었다. 화산활동으로 달궈진 온천수가 순간적으로 분출하는 광경에 빙하가 녹아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어낸 굴포스 폭포까지. 인간은 언제나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함을 가르쳐주기라도 한 듯, 모든 장면에 나는 압도되었다. 감탄사를 제외하고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싱벨리르 국립공원 트레킹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각인시켜 준 걸음걸음이었다. 흐렸다 맑아진 하늘 아래, 나는 지금 아이슬란드에 있다.


 
다음 날은 아이슬란드 남부 해안 투어에 참여했다. 얼마나 오래 걸리기에 오전 8시부터 출발하는 걸까. 미니 투어 버스엔 제각기 설렘을 가지고 탄 5명의 여행객이 있었다. 각자 온 곳도 다르고, 각자 온 목적도 다를 터. 하지만 아이슬란드에 대한 설렘은 다같이 가진 그들과 여행을 떠났다.
 
Seljalandsfoss 폭포(사실 ‘foss’자체가 ‘폭포’라는 뜻이라서 의미 중복이 일어나긴 하지만)에서의 경험은 지금까지 한 경험 중에 가장 강렬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거대한 폭포수는 빙하가 녹아 내린 폭포수를 아찔하게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 폭포수가 땅과 만나는 지점에는 마치 안개처럼 물보라가 일고 있었다. 폭포수 뒤로 나 있는 오솔길을 걷기에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그 풍경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갔다. 옷은 소나기 맞은 듯 흠뻑 젖었지만. Reynisdrangar 검은 모래 해변, jokulsarlon 빙하 호수는 평소 경험치 못한 빙하가 만들어낸 풍경이었다. 카메라 셔터를 반복해서 누른 나는 비로소 내 눈으로 모든 풍경을 담기 시작했다. 기록으로만 남기기에는 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부디 내 기억속에 오래 남기를.


아쉬운 마지막 날. 레이캬비크 도심을 둘러보기로 했다. 북유럽의 도시 답게 우중충한 날씨는 이어졌지만, 거리를 수놓은 집들은 형형색색 자기만의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도심을 지나 올드 하버까지 가볍게 걸었다. 월요일 출근길의 바쁜 사람들. 그들과 다른 시간을 걸었다. 천천히, 하지만 가볍게. 걸음걸음 레이캬비크를 걷고 나서 블루 라군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역시 들었던 대로 빙하와 같은 푸른 색에 적당하게 따뜻한 온천수. 여행의 피로가 모두 풀리는 느낌이었다. 따뜻한 온천수 안에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했다. 머지 않은 미래에, 다시 여기로 돌아올 것을 다짐하면서. 샬레트래블 모든 분들 덕분에 이렇게 좋은 곳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어서 기뻤다. 다음엔 겨울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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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 안녕하세요 고객님
먼저 다녀오신지 몇일 되지 않아 아직 여독이 있으실텐데
이렇게 신속히 후기 남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슬란드 대자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셨다니 담당자로서 보람됩니다~^^

겨울의 아이슬란드 여행 계획 잡으실때 다시 연락 주시면 성심 성의 껏 준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한주의 시작 되시기 바랍니다~
X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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